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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식단 확대를"…중동배경학생·영양사 인터뷰 '다문화사회연구' 게재

지난 2019년 6월 광주에서 열린 '2019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미디어촌 식당에 '할랄' 음식이 준비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한국어가 잘 안돼서 그냥 밥만 먹었어요." "먹기 싫다고 말했는데 억지로 먹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냥 알레르기가 있다고 말했어요."
인천 연수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은 예멘에서 태어나 어릴 적 한국으로 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한국 학교에 다녔지만, 급식 시간만큼은 늘 고비였다. 종교적 이유로 이슬람 율법에 따른 할랄 식단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A양을 비롯한 중동 출신 이주배경학생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이주배경학생이 국내 교육현장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학생뿐 아니라 학교 급식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8일 나왔다.
연구진은 지난해 7∼8월 인천 연수구 초·중·고교에 다니는 중동 출신 이주배경 학생 5명과 학교 급식 영양사 4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최근 숙명여대 아시아연구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다문화사회연구'에 게재했다.
학생들은 한국어가 서툴러 종교적 신앙에 따른 식문화 차이를 주변에 설명하거나 이해를 구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밥과 김치만 먹거나, 아예 식사를 거르는 등 급식 자체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사들의 고충도 적지 않았다.
일부 영양사들은 문화적 배려 차원에서 대체식을 마련했으나, 교육청이나 학교 측의 소극적 대응과 중단 지시로 어려움을 겪었다. 별도 대체식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위생 관리와 업무 부담, 조리 인력과의 갈등도 뒤따랐다.
한 영양사는 "짜장에 고기가 들어 있었다는 민원이 있어 교장실에 불려 갔는데 그건 버섯이었다"며 "장갑도 같이 쓴 걸로 하면 안 된다고 해서 장갑과 집게도 따로 준비한다"고 털어놓았다.
육류를 뺀 식단이나 별도 대체식 제공을 두고 일부 국내 학생들 사이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연구진은 그러나 지속적인 대체식 제공과 메뉴 조정, 적극적인 소통 등을 통해 학생과 학교가 상호 신뢰를 쌓으며 함께 적응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영양사를 "단순한 급식 제공자를 넘어 학생 문화 적응을 돕는 촉진자"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학생에게만 적응을 요구하기보다 학교도 함께 변화하는 '상호문화적응' 관점에서 급식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 교육청과 학교가 다문화·종교적 식생활을 반영한 '표준 급식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정 집단만을 위한 분리식 대신 다양한 지역 음식을 포함한 '통합식단' 운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실제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도 할랄식 분리 급식보다 친구들과 함께 먹는 통합식단을 더 선호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다국어 가정통신문과 다문화 급식 간담회, 시범 급식 등을 통해 학교와 가정 간 지속적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대체식 제공 원칙을 학교 구성원이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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