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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데이터로 본 '개표소 봉쇄시위'…인원 절반으로↓

입력 2026-07-04 0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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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짙어지자…"극단화 양상에 2030 지지 기반 약해져"




'개표소 봉쇄 시위'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7일 참가자들이 게이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17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김채린 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둘러싼 '개표소 봉쇄 시위'가 30일째를 맞은 가운데 시위 규모가 첫 주말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감소했다.


초기에는 '참정권'을 중심으로 진영 논리를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점차 '부정선거론'에 힘이 실리면서 젊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지하철 호선별·역별 승하차 인원 정보'에 따르면 개표소 봉쇄 시위가 시작되고 첫 주말인 지난달 6일 올림픽공원역을 거쳐 간 누적 인원은 총 11만8천369명이다.


직전 주 토요일 집계된 인원이 약 4만 명임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에만 누적 인원 약 8만명이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올림픽공원을 찾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규모는 유지되지 않았다.


두 번째 주말인 지난달 13일 올림픽공원역 승하차 인원은 7만5천731명이다. 4만 명을 제하면 3만 명대로,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5월 29일∼6월 29일 올림픽공원역 일별 승하차 인원 추이



참가자 축소 배경에는 시위 양상의 변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위 초반 현장에서는 '부정선거' 구호를 자제하고 '재선거' 구호를 앞세웠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없는 성조기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성조기는 시위 현장에서는 극우 단체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정치적 색채를 줄여야 시민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더 많은 참가자가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달 8일 새벽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로 자리 잡았고, '태극기만 흔들어달라'고 적힌 시위 벽보에는 굵은 펜으로 '성조기 가능' 등 문구가 덧씌워졌다.


이런 기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6월 5일∼7월 2일 네이버 데이터랩 '부정선거', '재선거' 검색량



시위 성격의 변화는 온라인 검색량에서도 확연히 감지된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검색량 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6일부터 닷새간 '재선거'는 전체 검색량에서 '부정선거'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달 7일에는 '재선거' 검색량이 '부정선거'를 약 두 배 웃돌기도 했다.


초반 '재선거' 검색량을 견인한 핵심 축은 20·30세대로 파악된다.


개표소 시위 첫 주 2030세대의 '재선거' 검색량은 '부정선거'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한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부정선거' 검색량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첫 주말 이후 여자 핸드볼 주니어 대표팀을 상대로 한 소지품 무단 수색과 대한체육회 관계자 진입 저지 사건 등 과격화 조짐과 함께 시위 구호는 점차 중장년층의 '부정선거'에 잠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경찰과 협의해 경기장에 진입하려던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을 시위대가 저지한 지난달 10일 이후, '부정선거' 검색량은 결국 '재선거'를 앞질렀다.


정치색이 짙어지는 현장에 피로감을 느낀 20·30세대가 시위에서 점차 이탈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청년층(2030세대)과 중장년층(50대 이상)의 '부정선거', '재선거' 검색량



전문가들은 극단화 양상을 띠게 된 시위가 시위 초반 올림픽공원을 찾았던 무당층(특정 정당을 선호하지 않음) 청년들을 잡아두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스로 무정치적이라고 생각하는 우파 청년들, 부정선거론자와 자신을 분리하고자 하는 이른바 '젊은 합리적 보수'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잘 드러내거나 주장을 밝히지 않으려는 특징이 있다"며 "그렇게 무정치를 표방하던 세력이 금방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반 젊은 세대 중심으로 참정권 보장 등 보편적인 이슈를 제기할 때는 민주주의가 좀 더 확장되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맹목적인 봉쇄가 이어지며 극단화 양상을 띠며 지지 기반을 잃은 것"이라고 짚었다.


구 교수는 "'광화문 아스팔트 세력'은 나름의 규칙이 있고 조직화돼 있지만, 올림픽공원에 모인 이들은 체계적으로 세력화가 돼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시위가 장기화하더라도 계속해서 쇠퇴하는 양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정선거 구호 가능'이라 적힌 벽보

[촬영 양수연]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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