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변사처리 2년 후 살인 드러나…"과장이 팀장보다 중한 처분 받는 건 징계기준 반해"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2년 전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동생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60대)씨가 2일 오후 청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이 사건을 변사 사건으로 종결했다가 검찰의 재수사 지시를 받고 전담수사팀을 꾸려 다시 수사했다. 2024.7.2 chase_aret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살인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부실 수사한 경찰 간부에 대한 정직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A 경정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충북 청원경찰서에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한 A 경정은 2022년 6월 피해자가 살해당한 정황이 있는데도 전담수사팀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2024년 12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청주시 사직동에서 "자고 일어나니 동생이 죽어있다"는 60대 형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나섰으나 "정신질환을 앓던 동생이 1층 창틀에서 뛰어내리곤 했다"는 취지의 형 진술을 토대로 동생이 자해 끝에 숨진 것으로 보고 사건을 불송치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년 뒤인 2024년 5월 검찰의 재수사 지시로 교체된 수사팀이 옆집에 거주하던 목격자를 찾으면서 형이 동생을 살해한 사건이었음이 드러났다.
형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돼 1·2심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이후 확정됐다.
A 경정의 징계 사유는 전담팀 운영 필요성을 검토해야 했는데도 개인적 판단하에 기존 형사팀이 계속 수사하도록 조치한 점, 사건을 장기간 방치하고 형식적 구두 지휘만 하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한 점이었다.
당초 경찰청은 A 경정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으나, 이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에서 징계가 과하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로 감경했다. A 경정은 이러한 처분에 또다시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감경된 정직 1개월 처분도 과하다며 A 경정 손을 들어줬다.
우선 A 경정이 전담수사팀을 설치하지 않아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징계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 연속성을 위해 기존 형사팀이 수사하게 했다는 A 경정 주장이 납득된다며 "규정 등에 반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장기간 방치하고 수사 지휘 및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사유만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린 것은 피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위자인 담당 형사는 정직 2개월에, 1차 감독자인 팀장은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2차 감독자인 원고에 대해 1차 감독자보다 중한 처분을 한 것은 그 자체로 징계양정 기준에 반한다"고 밝혔다.
또 A 경정이 수사를 방치한 데에는 담당 수사관의 보고 누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는 점, 재직 기간 A 경정이 성실히 근무해온 점 등을 토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winkite@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