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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대 연구팀 메타분석…과체중이면 위험 19%↑·비만은 69%↑
"체중 관리, 담낭암 예방의 중요 생활습관"

[국립암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담낭암은 간 아래쪽에 붙어 있는 작은 기관인 담낭(쓸개)에 생기는 암이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했다가 지방 음식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담낭암 환자는 2천777명이었다. 담즙을 운반하는 관에 생기는 담도암(5천220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암 발생의 2.8%를 차지해 국내 암 발생 순위 9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담낭암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복통이나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예후도 좋지 않다.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80%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상당수는 늦게 발견돼 전체 5년 생존율은 5% 안팎에 그친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표적인 담낭암 위험 요인으로는 담석증, 크기가 큰 담낭 용종(1㎝ 이상), 만성 염증, 비만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비만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방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양대 의대 외과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BMC Cancer' 최신호에 발표한 메타분석 논문은 과체중과 비만이 담낭암 위험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연구팀은 1992년부터 2024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5개 관찰연구를 종합 분석했다. 정상 체중을 기준으로 저체중(BMI 18.5 미만), 과체중(BMI 25∼29.9), 비만(BMI 30 이상) 상태에서 담낭암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다.
이 결과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군보다 담낭암 위험이 19% 높았으며, 비만군에서는 이런 위험이 69%나 상승했다.
연구팀은 현대 사회의 생활환경 변화가 비만 관련 암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생존에 유리했던 에너지 저장 능력이 오늘날에는 오히려 비만과 대사질환, 암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만이 담낭암 위험을 높이는 배경으로는 만성 염증과 호르몬 변화, 담석 형성 등이 꼽힌다.
비만 상태에서는 지방조직이 단순한 지방 저장소를 넘어 염증 물질과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일종의 내분비기관처럼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고 담낭 운동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담석과 만성 염증이 생기기 쉬워지고, 이는 담낭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여성에서는 위험 증가 폭이 더 두드러졌다. 과체중 여성의 담낭암 위험은 정상 체중 여성보다 28% 높았고, 비만 여성은 77%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봤다. 비만할수록 에스트로겐 노출이 증가하면서 담즙 내 콜레스테롤 포화도를 높이고 담낭 운동성을 떨어뜨려 담석과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담석과 만성 염증은 모두 담낭암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저체중군의 담낭암 위험이 정상 체중군보다 5∼13% 높은 경향을 보여 저체중 상태 역시 담낭암 위험 증가와 연관될 가능성도 관찰됐다. 과체중이나 비만만큼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체중 이상 자체가 담낭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한양대 의대 외과 최동호 교수는 "이번 분석은 과체중과 비만이 담낭암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 사실을 다시 확인한 동시에 저체중 상태에서도 위험 증가 가능성을 새롭게 관찰한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여성에서 체중 증가에 따른 위험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난 만큼 체중 관리가 단순한 생활습관 차원을 넘어 담낭암 예방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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