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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뇌졸중 땐 심장까지 연쇄 타격…"심부전 위험 69% 높아"

입력 2026-06-30 06: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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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 연구팀…"장애 심할수록 심부전 위험 최대 2.2배"


"장기적인 심장 모니터링, 위험요인 관리 중요"




뇌졸중과 심부전

[AI가 만든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뇌졸중은 흔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생기는 신경계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의학계에서는 뇌졸중의 영향이 단순히 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뇌에서 시작된 손상이 시간이 지나 심장 기능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른바 '뇌-심장 증후군'(Stroke-Heart Syndrome) 개념이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 최신호에 발표된 국내 대규모 연구에서는 뇌졸중 생존자가 일반인보다 심부전에 걸릴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뇌졸중 후 장애가 심할수록 심부전 위험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까지 관찰됐다.


심부전은 여러 원인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박출량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신체 각 부분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질환이다. 심장 기능의 마지막 단계라는 의미에서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10∼2018년 사이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22만231명(평균 나이 64.3세)과 연령·성별을 맞춘 일반인 대조군을 대상으로 평균 4.5년을 추적 관찰했다.


이 결과 새롭게 심부전을 진단받은 비율은 뇌졸중 생존자가 10.0%로, 대조군의 5.5%보다 높았다. 1년 기준 발생률(1천명당)로 보면, 뇌졸중 생존자 중 약 22명이 새롭게 심부전에 걸렸지만, 대조군은 이런 비율이 약 10명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심부전 발생에 미치는 여러 교란 요인을 보정했을 때 뇌졸중 생존자의 심부전 위험이 일반인보다 69%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주목되는 건 뇌졸중 장애 정도와 심부전 위험 사이의 뚜렷한 연관성이다.


국가장애등록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에서 장애가 없는 뇌졸중 환자의 심부전 위험은 뇌졸중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1.66배 높았지만, 경증과 중증 장애는 이런 위험이 각각 1.78배, 2.22배까지 상승했다.


더욱이 이런 연관성은 연령, 성별, 흡연, 음주, 운동 여부와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심혈관질환 관련 변수들을 모두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이는 단순히 뇌졸중 환자들이 원래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심혈관 위험 요인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의 배경 중 하나로 '자율신경계 폭주'를 제시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카테콜아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대량 분비됨으로써 심장 근육에 독성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지속적인 카테콜아민 증가는 심근 부종과 염증, 미세혈관 수축, 일시적 섬유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이런 변화가 결국 좌심실 기능 저하와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축은 염증 반응이다. 뇌 손상 이후 인터류킨-1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하고, 이게 손상된 혈액-뇌 장벽을 통해 전신 순환계로 퍼지면서 심장 기능 저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출혈성 뇌졸중과 허혈성 뇌졸중 모두에서 심부전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초기에는 출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위험이 더 커 보였지만, 발병 후 1년 이내 발생한 심부전을 제외하고 분석하자 두 유형 간 차이는 거의 사라졌다.


이는 급성기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같은 단기 합병증을 넘어 뇌졸중 이후 장기간 이어지는 전신 염증과 혈관 손상이 심부전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논문 교신저자인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졸중 생존자에서 심부전이 중요한 장기 합병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장애가 심하거나 여러 심혈관 위험인자를 동반한 환자에게서는 장기적인 심장 모니터링과 위험요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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