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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소득 기준 충족하고도 못 받는 노인 175만명

입력 2026-06-30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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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연금 수급자 배제 조항과 기초생활수급자 미신청이 주원인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정부의 기초연금 소득인정액 기준을 충족하고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 17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기준 전체 노인 인구(1천27만명)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로, 제도적 배제 조항과 복잡한 연계 구조가 낳은 신청주의 원칙의 사각지대로 분석된다.


30일 국민연금연구원 오종석·홍성운 연구원의 '기초연금 미수급자 현황 및 특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이하인 노인은 약 830만명이다.


이 가운데 실제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인원은 655만명이었고, 나머지 175만명은 소득과 재산 기준으로는 선정기준선 이하에 해당하지만, 미수급 상태인 것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사회보장정보원의 행복e음 데이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민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해 미수급자의 규모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이들 미수급 노인의 소득인정액 분포는 독특한 쌍봉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소득이 거의 없는 월 0원에서 9만원 구간에 약 20만명이 집중됐고, 선정기준액에 가까운 월 190만원에서 199만원 구간에 다시 10만명가량이 몰리는 현상이 확인됐다.


◇ 직역연금 배제와 기초생활보장 삭감 제도가 장벽


이처럼 소득 기준 이하이면서도 미수급 상태로 남은 원인을 뜯어보면 법적 배제 조항과 제도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득인정액 기준선에 가까운 월 190만원에서 199만원 인근의 미수급 집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 등 특수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들이다. 현행 기초연금법상 이들은 소득과 재산 수준이 낮아도 원칙적으로 수급 자격에서 배제되도록 설계돼 있다. 2024년 기준 이들 추산 규모는 40만3천여명으로 전체 노인의 3.9%를 차지했다. 해마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인상되면서 소득이 낮은 직역연금 수급자들이 소득 기준선 이하의 미수급자로 잡히는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저소득층 구간인 월 0원에서 9만원 사이에 몰린 미수급자들은 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연계된 구조적 문제 때문에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기준 기초생활보장 급여만 받고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은 단독 수급 노인은 6만9천여명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 액수만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가 삭감되거나 수급 자격 자체가 상실될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 노인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해 굳이 신청하지 않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가 사각지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료: 국민연금연구원]


◇ 몸이 불편해 누락되는 거동 불능 취약계층도 수두룩


몸이 불편해 신청 절차를 밟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누락도 확인됐다.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않는 노인 중에서 장애를 가졌으나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 인원은 6만4천여명으로 추정된다. 거동이 불편해 장기요양 등급을 받았으면서도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은 추정 노인도 10만5천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인지능력 저하나 정보 접근의 제약으로 인해 실제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데도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이다.


사망자 및 해외이주자 등 건강보험 자격 상실자 규모는 12만3천여명이었으며, 모형 산식 차이 등으로 인한 오분류 인원은 9만1천여명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매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을 올리는 방식만으로는 목표 수급률 70%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득 기준선만 높이면 원래 배제돼야 할 고소득 노인들이 새로 편입될 뿐 구조적 제약에 갇힌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미신청 사각지대는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제언했다.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기초생활보장 제도와의 연계로 발생하는 급여 삭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이나 장기요양 등급 보유자처럼 직접 신청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선제로 발굴해 자동으로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기초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소득보장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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