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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강뉴부대, 군사정권 쿠데타 집권 후 재산 몰수·차별 견뎌내
"참전 사실도 숨겼다"…후손들 가난 대물림에 "이제는 우리가 보답할 때"

강뉴합창단이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공연하는 모습. 2026.6.21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253전 253승.'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 '강뉴부대'(Kagnew Battalion) 용사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거둔 전설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이들 에티오피아 '무패 부대' 용사들이 한국군을 도운 일 때문에 자국에서 오랜 기간 핍박을 받은 사연을 아는 한국인은 많지 않다.
최근 참전용사 후손들로 구성된 '강뉴합창단'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참전용사 가족들의 탄압과 희생의 역사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253전 253승' 전설의 강뉴부대…고국에선 '반역자' 낙인
2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후손들이 가난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해당 글은 지난달 한 방송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가족의 사연을 담고 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놓인 참전용사 손녀의 이야기이다.
게시글 작성자는 이들이 대를 이어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이유는 단순히 에티오피아의 경제적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1974년 에티오피아에 쿠데타가 일어나 공산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친미 성향의 한국을 도왔다는 이유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반역자'로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이들은 재산을 몰수당하고 사회적 차별을 견뎌내야 했다.
누리꾼들은 "우리를 위해 싸웠다가 역도라고 박해당했다니", "나라에서 참전 결정했을 텐데 개인한테 불이익을 주는 게 웃기다", "외교부가 저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거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 '가난의 대물림' 비극으로…"우리 정부가 도와야"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6·25전쟁 당시 지상군을 파병한 국가이다. 1951년 4월부터 1953년까지 5차례에 걸쳐 모두 6천37명이 파견돼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입었다.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근위병 중심으로 구성된 강뉴부대는 총 253차례 전투에 참여해 한 번도 패하지 않았으며, 포로도 단 한 명 없었다.

[국가보훈부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하지만 이 같은 전투 성과와 달리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 겪은 상황은 비참했다.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공산 군사정권은 황제 직속 부대 격인 강뉴부대 출신 참전용사들을 반역자로 몰아 탄압했다. 오랜 기간 숨죽여 살아야 했던 참전용사들의 가난은 1991년 군사정권이 무너진 이후에도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됐다.
이들의 이야기는 최근 한국을 찾은 강뉴합창단을 계기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국내 비영리단체 초청으로 방한한 강뉴부대 참전용사 테스파예 씨와 참전용사 후손 34명은 내달 말까지 한 달가량 한국에 머물면서 보훈·문화 교류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강뉴합창단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제보훈·평화프로젝트 음악회' 공연을 시작으로 '유엔군 참전의 날'(7월 27일) 기념 공연까지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강뉴부대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LG는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항공권과 숙박비 등 방한단의 체류 전반을 후원한다.
전문가들은 강뉴부대 참전용사와 후손들에 대해 뒤늦게 관심을 가진 측면이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참전국 참전용사들을 지원해온 사례를 참고해 강뉴부대 참전용사와 후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 기업과 시민사회, 민간단체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함께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가보훈부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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