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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나쁜 콜레스테롤' 160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위험 62% 상승
복부비만·흡연 겹치면 위험 더 커져…"젊을 때부터 혈관 관리해야"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아직 젊은데 콜레스테롤약까지 먹어야 하나요?"
외래 진료실에서 콜레스테롤 수치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실제로 현재의 이상지질혈증 치료 전략은 주로 40세 이상 성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에서는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소 높더라도 적극적인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젊은 나이라도 LDL 콜레스테롤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Lipid and Atherosclerosis) 최신호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유빈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9∼2012년 건강검진 당시 심근경색과 뇌졸중 병력이 없었던 20∼39세 성인 645만8천6명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평균 12.6년간 추적 관찰됐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LDL 콜레스테롤이 130㎎/dL 이상인 사람은 전체의 18.9%였고, 160㎎/dL 이상인 사람도 4.5%에 달했다. 20∼39세 성인 4명 중 1명 가까이가 이미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LDL 수치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분석 결과 연구 기간에 심근경색 4만7천107건, 뇌졸중 2만8천536건 등 총 7만3천897건의 복합 심혈관질환이 발생했다.
이중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가장 낮았던 LDL 콜레스테롤 구간은 약 90∼110㎎/dL였다. 이 수준을 넘어설수록 위험은 점차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130∼159㎎/dL인 경우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은 기준 군보다 12% 높았다. LDL 콜레스테롤이 160㎎/dL 이상이면 위험 증가 폭은 47%에 달했다.
질환별로 보면 LDL 콜레스테롤이 160㎎/dL 이상인 젊은 성인은 심근경색 위험이 62% 높았고, 뇌졸중 위험도 22% 증가했다. LDL 콜레스테롤이 130∼159㎎/dL인 경우에도 심근경색 위험은 16% 높았다.
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젊을 때부터 혈관 벽에 손상을 일으키고, 그 영향이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우려스러운 건 다른 대사 위험 요인이 동반하는 경우였다.
연구팀은 복부비만, 흡연,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등의 위험 요인을 함께 분석했는데, LDL 콜레스테롤이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폭이 이들 집단에서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복부비만이 있거나 현재 흡연 중인 사람은 LDL 콜레스테롤 상승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예컨대 복부비만이면서 LDL 콜레스테롤이 160㎎/dL 이상이면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기준 군보다 78% 높았고, 심근경색 위험은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흡연 역시 LDL 콜레스테롤의 악영향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LDL 콜레스테롤이 160㎎/dL 이상인 흡연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62% 증가해 비흡연자보다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따라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dL 이상이라면 나이가 젊더라도 생활습관 개선을 적극 실천하고, 복부비만이나 흡연 같은 위험 요인이 더 있다면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유빈 교수는 "높은 LDL 콜레스테롤에 오래 노출될수록 혈관 손상이 누적돼 향후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젊을 때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직 젊으니 콜레스테롤이 높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만약 생활습관 개선 등의 노력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 치료 여부를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dL 이상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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