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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넘어 산업계 확산 분위기…HD현대중공업·현대차·카카오 노조 등 가세
노란봉투법이 성과급 갈등 원인 지적…노동부 "원하청 교섭과 사안의 성격 달라"

(성남=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5.20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잇따르는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에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영계는 "임금이 아니어서 기업이 배분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노동계는 "성과급도 교섭을 통해 결정된다"며 반박했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반도체 부문을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에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이런 흐름은 조선, 자동차, 바이오, 정보기술(IT), 통신업계 등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조선업의 수주 호황에 맞춰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영업이익의 30% 성과 공유를 포함했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수년째 순이익의 30% 성과급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고 상한을 폐지하라며, 지난달 1∼5일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카카오 노조는 창사 이후 첫 파업을 예고하며 영업이익 대비 13∼14%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도 30% 수준 성과급을 주장한다.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노조 요구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자 경영계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날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회원사에 배포하며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 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노조가 이익의 선제적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영업이익 활용방안은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결정한 사안이 아니라 경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수준이 달라지는 성과 배분은 근로 제공과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는 점에서 임금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해왔다"며 "기업은 노조의 이익 배분 요구에 의무적으로 교섭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조언했다.
노동계는 성과급도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경총 주장에 반박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교섭 대상을 임금이라는 형식적 개념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노조가 요구하는 건 성과급이든 이익공유금이든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노동자와 어떤 기준으로 공유할 건지에 대한 논의"라며 "경총의 주장은 노사 간 합의로 각종 성과급 등이 운영되는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실제 현장에서는 성과급·복지·고용안정·교육훈련 등 다양한 의제가 교섭을 통해 결정된다"면서 "경총은 시대착오적 권고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지난해 3월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쟁의 대상이 넓어지며 영업이익 N% 성과급 갈등이 커졌다고 지적하지만, 정부는 이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고용노동부는 이와 관련, "최근 대기업 성과급 갈등은 원하청 간 교섭 문제가 아닌, 직접 고용관계에 있는 사용자와 소속 노동자 간 교섭 관련 사안"이라며 "노란봉투법이 주로 상정한 원하청 교섭과 사안의 성격을 달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성과급 지급 관련 노사 간 분쟁은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있던 것"이라며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성과급 갈등이 새롭게 발생했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성과급 요구 증대에 대해 노동부는 "개별 기업의 실적 향상과 성과 분배를 중시하는 노동시장의 인식 변화 속에서 기업 간 성과급 수준이 공개되고 성과급 상한 폐지 등 성과 분배 쟁점이 선명해지며 노사 갈등으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봤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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