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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형 3년 이상' 기준 막혀 수익은 고스란히 범죄자 주머니로
가벼운 처벌까지 겹치며 재범 거듭…법조계 "환수 기준 낮춰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법망 미비로 불법 콜택시 범죄수익이 국고로 환수되지 못하고 범죄자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벼운 처벌에 범죄수익까지 거둬들이지 못하면서 재범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지난해 11월 자가용을 이용해 불법 콜택시 영업을 해온 업체 대표 4명을 재판에 넘겼으나 범죄수익은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콜뛰기'로 불리는 불법 택시 영업은 차량 안전 점검이나 보험 가입, 운전자 자격 검증 등의 제한을 받지 않아 2차 범죄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해 5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으로부터 콜뛰기 기사 40명을 넘겨받은 뒤 이들의 통신 내역 등을 추적한 끝에 6개월 만에 업주들까지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이 4년여 동안 벌어들인 영업 수익은 모두 5억원이 넘는다.
운전기사들로부터 월 40만원씩 사납금을 받아 세금도 떼지 않고 각자 6천500만∼1억7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을 추징·몰수해 국고로 환수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행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모든 죄'를 수익 환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객자동차법 위반은 법정형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어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게다가 콜뛰기 영업은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드물고 상당수가 벌금형에 그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검찰이 적발한 업주 중 두 명도 동종 전과가 있었다.
서울중앙지검도 강남구 일대에서 성매매 업소 홍보 전단 54만장을 만들어 뿌린 일당의 총책 A(30)씨를 지난 3월 구속기소했으나, 일당이 전단 살포 대가로 주고받은 돈을 거둬들이지는 못했다.
검찰은 일당에게 옥외광고물법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 이들 모두 법정형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그쳤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당이 전단을 한 회 살포할 때마다 30만∼50만원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했으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 역시 이미 불법 전단지 살포로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세 차례나 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개정되면서 범죄수익 환수 대상은 56개 법률 168개 조항에 해당하는 범죄에 국한한 '나열식'이 아닌 법정형 장기 3년 이상 범죄를 모두 포함하는 '기준식'으로 바뀌었다.
일부 범죄는 법정형이 장기 3년 이하라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도 뒀으나 음란물 유포와 입찰방해, 관세 포탈 등 9개에 그쳤다.
범죄수익 추징금 집행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모든 범죄에 대해 국가가 수익 환수를 책임진다면 자칫 행정력 부담이 커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확정된 범죄수익은 모두 33조6천522억원에 달하지만, 추징된 금액은 1천262억원으로 전체의 0.38%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가 처벌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고 범행 의지 자체를 꺾는 첫걸음이라고 짚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7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공소청에서 검찰은 보다 능동적이고 실효성 있게 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탈바꿈할 것"이라며 "범죄수익 환수 기능 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법규정은 피고인의 재산권 침해 등을 고려해 중대 범죄에 한해 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범죄 예방 측면을 감안하면 환수 기준을 낮추거나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TV 제공]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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