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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3.0] 봉화서 'K-베트남 밸리' 조성에 앞장서는 루이엔 교수

입력 2026-04-20 09: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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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교수·봉화군 홍보대사, "韓 다문화 모범 국가 만드는 게 목표"


베트남 이주민 돕는 푸자민공동체 이끌어…"한-베 가교 역할할 것"




베트남 리왕조 태조 동상 앞에서 선 도 옥 루이엔 봉화군 홍보대사

(봉화=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봉화군 소재 베트남 리왕조의 시조인 리태조 동상을 찾은 도 옥 루이엔 봉화군 홍보대사. 2026.4.20 seva@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경북 봉화 홍보대사를 맡게 되면서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800년을 이어 온 깊은 인연을 느끼면서 운명처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운대 한국어과 교수이자 주한 베트남 이주민 자립 공동체인 푸자민 대표이기도 한 베트남 출신 도 옥 루이엔 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한국이 세계 속에서 가장 앞장선 다문화 모범 국가가 되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약 800년 전 베트남 리 왕조의 후손인 리용상 왕자가 고려로 망명해 터를 잡은 곳이 지금의 봉화로 그 후손이 지금도 봉화 창평리 일대에 뿌리를 내려 살고 있다.


당시 고려 조정은 '화산 이씨'라는 본관을 하사했다. 청평리에는 13대손 이장발이 임진왜란 때 문경전투에서 왜적에 대항하다 목숨을 잃은 것을 기리기 위해 '충효당'도 세워져 있다.


봉화군은 충효당 일대에 베트남 전통 마을을 조성하고 유적지를 개선해 베트남인의 정착을 돕고 관광을 활성화하는 'K-베트남 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루이엔 교수가 지난해 8월 봉화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루이엔 교수는 "양국이 800년 전부터 교류해 온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랍고 반가웠다"며 "푸자민 공동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인들이 봉화에서 창업·취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도 돕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0년대 한류가 활성화되기 전에 어려서부터 '아시아의 용'이라고 불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베트남 호찌민대 한국어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한국으로 유학을 와 서울대 국어교육과에서 석사를, 연세대 국어국문과에서 한국어교육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귀국해 호찌민대 한국어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0년 다시 건너와 현재는 광운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박영옥 주식 전문가의 주식 관련 다양한 서적을 베트남어로 번역해 출판했는데 베트남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봉화군 충효당

(봉화=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봉화군 청평리에 세워진 충효당을 방문한 도 옥 루이엔. 2026.4.20 seva@yna.co.kr


루이엔 교수는 홍보대사 제안을 받고 봉화를 찾았을 때 '바로 이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베트남 선조가 뿌리를 내려 후손이 지금까지 번영한 모습에서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이 따뜻해지는 체험을 했다.


그는 "오랫동안 국내 이주한 베트남인들이 모여 사는 평화로운 마을을 꿈꾸어왔는데 'K-베트남 밸리'가 이를 실현할 기회라고 생각돼 고민 없이 바로 홍보대사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32만여명의 베트남인이 결혼, 취업, 유학 등 다양한 이유로 거주하고 있다. 이는 중국 국적자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루이엔 교수는 "베트남인들이 한국에 많이 건너온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기질에서 한국인과 비슷한 점이 많다"며 "기본적으로 근면하고 성실한 이들이 많은데 경제적인 자립을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베트남 출신 성공한 사업가나 교육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늘어나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봉화에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루이엔 교수는 주한 베트남 청년들과 차세대를 돕기 위해 서울사이버대에 편입해 가족코칭상담학을 전공하고 있다. 왜 그렇게 남을 돕는 데 열심이냐고 묻자 "이웃의 어려움을 살피는 걸 수고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DNA를 물려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봉화를 찾는 베트남 이주민·유학생이 양국 교류 역사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봉화에서 베트남어 교사 양성과정도 개설하고 이주민이 늘어나면 베트남 국제학교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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