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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맵 등재의 역설…1천원만 올려도 "왜 다르냐" 항의
식자재값 폭등에 반찬 줄이고 공깃밥 리필 중단 고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토요일인 18일 오후 1시께 찾은 마포구 한 백반집은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는 손님 대여섯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정식 백반과 비빔밥 등을 8천원에 파는 이곳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인근 대학생들의 '성지'로 불린다. 최근엔 한 끼 8천원 이하 '가성비' 식당을 알려주는 이른바 '거지맵'에 등재되며 타지에서도 찾아오는 식당이 됐다.
쾌청한 날씨에 경의선 숲길을 찾았다가 앱을 보고 방문했다는 성북구 주민 양지연(21)씨는 "물가 부담이 주말이라고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저렴한데 반찬 가짓수도 많아 이 정도면 '혜자'"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가게 주인 A씨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고 했다.
멈출 줄 모르는 식자재값 상승에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자칫 '가성비' 타이틀을 잃고 손님 발길이 끊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이달 초 전 메뉴 가격을 1천원씩 올렸는데 며칠 전 한 손님이 '앱에서는 8천원이라고 해서 왔는데 왜 9천원이냐'고 묻더라"며 "반찬을 5개에서 4개로 줄이든, 미리 재료를 사 담글 수 있는 장아찌로 바꾸든 해야지 별수 있겠나"라고 푸념했다.

[촬영 최윤선]
'거지맵'에 오른 인근의 다른 식당들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통하는 한 식당은 제육 비빔밥과 육개장을 6천원에 팔고 있다. 이 가게 주인은 "소고기부터 콩나물, 상추, 쌀값까지 안 오른 게 없다"며 "그나마 나 혼자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라 가격을 안 올리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밥이 두 공기까진 공짠데 쌀값이 지난해보다 20㎏짜리는 1만원에서 1만5천원까지 올랐다"며 "언제까지 그렇게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근처에서 6천∼8천원에 즉석우동과 짜장면 등을 파는 기사식당 주인 역시 "밀가루랑 달걀값이 20% 정도 올랐다"며 "직접 면을 뽑고 인건비를 아끼며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거지맵'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의 눈물겨운 '버티기'가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식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에 외식 물가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1만원 선을 돌파했다. 서민들의 대표적 '한 끼' 메뉴인 김밥은 지난해 3월 3천600원에서 지난달 3천800원으로 5.5% 올라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같은 기간 비빔밥은 1만1천385원에서 1만1천615원으로 2.0%, 자장면은 7천500원에서 7천692원으로 2.6% 각각 올랐다.
ys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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