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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민 하루 약 소비량 전년보다 4.2% 증가
10대 초반 우울증약 5년 새 157% 증가 등 세대별 편차 뚜렷

[서울아산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의 의약품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세대별로 특정 약물을 소비하는 양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젊은 세대에서는 우울증 약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지만, 고령층에서는 위장약을 매일 먹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고령화 현상과 정신건강 진료 문턱이 낮아진 사회적 분위기가 약물 소비 통계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
1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4년 기준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구 1천명당 하루 의약품 소비량은 1491.7DID(DDD/인구 1,000명/일)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이는 성인 몸무게 70㎏을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일 복용 권장량을 적용했을 때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매일 평균적으로 약 1.5일 치의 약을 먹고 있다는 의미다.
약물 소비가 늘면서 경제적 부담도 커졌다.
국민 1명당 한 해 동안 약값으로 지출한 금액은 84만2천594원이었다. 달러로 환산하면 617.8달러로 0.5% 늘어났다.
전체 약물 중에서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 약물이 가장 많이 소비됐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우울증 약 사용량의 가파른 증가세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체 우울증 약 사용량은 51.0% 늘어났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소아 청소년 연령층의 우울증 약 소비 급증이다.
5년 전에 비해 5∼9세는 244.5% 늘었고, 10∼14세는 157.5%, 15∼19세는 128.3% 증가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정신과 진료가 늘어난 것이 일차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10대와 20대에서 우울증 약 처방이 이토록 증가하게 된 구체적인 사회적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성별과 연령을 모두 통틀어 우울증 약을 가장 많이 먹는 집단은 80세 이상 여성으로 하루 1천명당 약 115명꼴로 약을 먹고 있었다.

보건복지부
노년층을 중심으로 한 위장약 과다 복용 현상도 핵심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위산 분비 억제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52.9%나 늘어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용량이 확연히 증가했는데 65세 이상 인구의 10% 이상이 매일 이 위장약을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 여성은 하루 1천명당 203.3명꼴로 이 약을 소비해 전 연령대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며 만성 질환으로 여러 약을 챙겨 먹게 되고 이로 인한 위장 보호 목적의 처방이 함께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우울증 약과 위장약 모두 대형 병원보다는 동네 의원을 통해 주로 처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장약의 경우 의원 처방에 따른 사용량이 하루 1천명당 26.5명분으로 종합병원의 15.1명분이나 상급종합병원의 8.9명분보다 훨씬 많았다.
우울증 약 역시 의원 처방이 23.0명분으로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한 입원 환자보다는 외래 진료를 통한 처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번 통계는 질병 치료를 위한 약물 소비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에서 세대별 맞춤형 관리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약 소비가 늘었다는 지적을 넘어 소아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와 고령층의 다제약물 복용 실태 등 사회 구조적 변화를 꼼꼼히 살피는 보건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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