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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차량 부제 효과는…"단기적 강제·전면 시행 때 효과 커"

입력 2026-03-30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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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 서울 2부제 6일간 교통량 19% 감소


"시행 기간 길어지면 우회 방법 찾아…효과 떨어져" 연구 결과도




공공부문 차량 5부제 시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이달 25일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했다.


차량 부제 시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이유로 2부제나 5부제, 10부제 등이 실시됐다.


이같은 차량 부제는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과거 국내외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에너지 절감을 비롯해 교통량과 통행속도, 대기오염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뿌연 광화문광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뿌옇게 보인다. 2026.3.27


◇ 과거 차량 부제 때 어땠나…교통량 감소 효과 확인


차량 부제 때 에너지 절감 효과는 어떨까.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걸프전쟁이 발발하면서 유가가 치솟자 1991년 약 두 달간 10부제를 실시했다. 이 당시 10부제의 에너지 절감 효과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나 분석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1991년 1월30일 대한뉴스가 "자동차 10부제 운행으로 하루 5억, 한 달 150억원이 절약된다"라는 식으로 보도한 내용 정도가 확인된다.


이후 성수대교 붕괴 여파로 1995년 서울시에서 시행한 승용차 10부제 때는 경제적 효과를 추정한 자료가 있다. 서울시는 당시 한강 교량 보수공사로 인해 약 4개월간 승용차 10부제와 버스전용차선제를 시행하면서 "4개월 동안 휘발유와 디젤(경유), 액화석유가스 등 연료비 1천956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한국신용카드학회의 학술저널 '신용카드리뷰'에 실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승용차 부제 시행의 경제적 효과 분석: 부산광역시 사례를 중심으로'(이미혜·김행선) 연구에서는 2020∼2022년 부산에서 승용차 부제 시행을 통해 연평균 2천721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경제적 효과 가운데 '차량운행비용'을 차종별 일일 운행거리에 속도별 운행비용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속도별 운행비용은 연료비와 유지비, 감가상각비를 포함한다. 그 결과 승용차 부제 시행으로 절감된 차량운행비가 2020년 838억3천만원, 2021년 998억5천만원, 2022년 912억3천만원으로 추정됐다.


차량 부제 시행으로 교통량이 줄어들면 연료 소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교통량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추정해 볼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서울 등 개최 도시에서 경기 당일과 전날에 차량 2부제가 강제 또는 자율제로 시행됐다.


2002년 6월30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월드컵 때 서울에서는 경기 기간 6일간 강제 2부제 시행 결과 교통량은 평균 19.2% 감소했고, 통행속도는 평균 32.1% 증가했으며 대중교통 수송인력은 평균 6.02% 늘었다.


프랑스 파리시는 2014년 3월 따뜻한 봄 날씨로 미세먼지 농도가 안전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자 17년 만에 처음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했다.


프랑스 수도권 대기오염 감시기구인 '에어파리프'(Airparif)는 당시 "지난 3월 차량 2부제 시행으로 교통량이 1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3월 24일 서울시청 부설주차장에 설치된 승용차 요일제 시행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배출가스 저감에 따른 대기질 개선 효과도


자동차 부제 시행이 대기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여럿 있다.


2007년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실린 '자동차 부제에 의한 서울 대기오염 저감 효과 분석'(이형민·김용표) 논문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차량 강제 2부제가 시행됐을 때 서울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변화를 계산했다.


연구진은 "이산화질소는 22.3%, 미세먼지는 5.5%, 아황산가스는 2.4% 감소했다"며 "다만, 실제 대기 중 농도 감소는 기상 영향 때문에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대규모 행사나 대기질이 좋지 않을 때 차량 부제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는 차량 홀짝제 시행으로 대기 오염이 19%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중국 샤먼대 WISE연구소, '베이징 차량 운행 제한이 대기오염과 경제 활동에 미친 영향', 2011)가 있다. 또 대기·폐기물관리 분야 학술지 '저널 오브 더 에어&WMA'에 2012년 실린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임시 교통 통제 조치가 차량 배기가스에 미친 영향' 논문에서는 아시안게임 당시 차량 2부제로 차량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및 미세먼지가 각각 42%, 26%,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파리에서 2014년 3월 차량 2부제를 시행했을 때도 주요 도로 대기 중 미세먼지는 6%, 이산화질소는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절감에 금융권도 동참

[연합뉴스 자료사진]


◇ 단기적으로 강제·전면 시행 때 효과 커


차량 부제 운행의 효과는 시행 시기와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점이 여러 연구 결과에서 확인된다. 즉, 강제·전면 시행 때 효과가 크고 자율·부분 시행 때는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걸프전 때는 전국적으로 민관 모두에 두 달간 10부제가 전면 시행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서울 등 개최 도시에서 경기 당일과 전날에 차량 2부제가 강제 또는 자율제로 시행됐다. 같은 해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부산에서 승용차 강제 2부제가 운영됐다.


월드컵 때는 서울에서 강제 2부제 시행으로 교통량이 평균 19.2% 줄었지만 2003년 도입된 자율적인 승용차 요일제 시행 때는 교통량 감축 효과가 1.1%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승용차 요일제가 강제가 아니었던 탓에 가입만 하고 운휴일은 준수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있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2008년 7월 스모그에 싸인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연합뉴스 자료사진]


차량 부제 운행의 효과가 단기간은 유의미하지만, 장기에서는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픈 액세스 학술 출판사 MDPI의 학술지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에 2016년 실린 '올림픽 이후 운행 제한이 베이징 대기질에 미친 영향' 논문을 보면 중국 베이징 당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홀짝제를 시행하다 이후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주1일 운행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논문은 "주1일 운행 제한 시행 직후 미세먼지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나 1년 안에 효과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차량 운행 제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오히려 차량을 두 대 이상 구매하는 등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멕시코시티는 1989년 11월부터 대기질 개선을 위해 차량 강제 5부제를 시행하다 2008년 7월 토요일까지 규제를 확대했다. 멕시코 당국은 이를 통해 토요일 차량 배출가스가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2017년 과학저널 '사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린 '토요일 운전 제한이 멕시코시티의 대기질 개선에 실패'라는 논문에 따르면 2005∼2012년 멕시코시티 29개 지점에서 집계된 일산화탄소·미세먼지 등 8개 대기 오염물질의 농도를 분석한 결과 감소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일 대중교통 이용자 수도 늘지 않았다.


당시 연구진은 "사람들은 규제를 회피할 방법을 찾았다"며 "차량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택시·우버를 이용하는 바람에 운행 차량 총량이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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