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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승리 땐 견제력 강화…한미 현안서 트럼프 독주 제동걸지 주목
북미 정상회담 추진 동력에도 여파…北 구미 당길 카드 유무가 변수
8개월째 발목 잡는 이란전 출구전략 절실…'대규모 공격후 철수' 관측도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일주일 뒤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통상·안보 이슈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의회 상·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을 장악한 채 취임 후 2년 가까이 일방통행식 외교 노선을 걸었다. 남은 임기 2년간 마주할 의회 권력 지형은 다음 달 3일 중간선거에서 결정된다.
한미 사이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난제가 많이 쌓여있다. 양국 행정부의 상호작용 속에 누적된 현안들이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이재명 대통령과 반환점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 놓였다.
25일(현지시간)까지의 판세 분석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상원 다수당까지 민주당이 거머쥘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대한 의회의 제동력이 커질 수 있다.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 웨이' 행보가 경로를 수정할지는 미지수다. 관측통들은 일부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대체로 전망한다.
관세의 경우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율 책정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핵추진 잠수함 및 핵연료 재처리에서도 뚜렷한 진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주한미군 전시작전권 전환도 미국 측에서 신중론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對美) 투자 가운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해 중간선거에 이용했다.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지만, 그는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임기 초에도 의회를 아랑곳하지 않고 행정 권력을 통해 자신의 입맛대로 사안을 다뤄왔다.
워싱턴 DC의 한미 통상 분야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오히려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식적 돌출 행동으로 한국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쿠팡 사태를 둘러싼 한미 간 갈등에서 한국에 대한 강경론을 주도해온 의회 내 세력이 공화당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중간선거 결과가 갈등 완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해볼 여지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 외교 성과로 홍보해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이후 재개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한데 모으고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남기려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의 회담 의사를 표명해왔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 여부에 대해 "모르겠다"며 톤 조절을 했다. 이후 APEC 계기 북미회담 가능성은 10% 미만이라는 싱크탱크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 정가에선 북미 회담이 언젠가 열릴 수는 있지만, 연내 개최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패색이 짙어진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욕구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에마 챈릿-에이버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치·안보국장은 지난 15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세미나에서 "트럼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중간선거 결과가 나온 뒤, 보여주기 위한 (북미) 정상회담을 매우 간절히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내놓을 카드를 쥐고 있을지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공산이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중간선거에 패배하면 국정 동력이 떨어질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는 것보다 2년 뒤 등장할 차기 미 대통령을 상대하기 위해 탐색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은 "(북한은 미국과) 제한적 교류를 하는 가운데 이른바 '차가운 평화'(Cold Peace)가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 있다"며 "2년 뒤 자신들이 누구를 상대하게 될지 알게 되면 다시 정책을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간선거 이후 달라질 미 의회 지형에서 북한을 겨냥한 입법, 가령 2022년 8월 말 만료된 북한인권법을 재승인해 효력을 연장하는 입법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미 회담이 성사될 확률은 더 낮아진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어떤 형태로든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란 전쟁이 8개월째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고, 이에 따른 유가 급등은 선거에 결정적 악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전쟁이 선거와 무관한 당위성에서 시작됐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한편으론 선거일까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을 키웠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직후 이란의 핵개발 시설이나 후티의 근거지에 '한방'을 쏟아부은 뒤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며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군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최근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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