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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T서 노골화한 북러 협력…러, '북핵 불가' 문구에 대놓고 반대

입력 2026-05-27 15: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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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회의 합의문 채택 불발…군사협력 '보은' 추정




제11차 NPT 평가회의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핵 비확산과 군축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할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러시아의 북핵 옹호 등으로 말미암아 결과물 도출에 실패하면서 혼탁해진 국제사회의 한 단면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1차 NPT 평가회의는 합의문 도출에 이르지 못했다.


NPT 평가회의는 5년 주기로 개최되는데 앞서 2017, 2022년에도 합의문이 채택되지 않아 세 차례 연속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NPT 평가회의의 최종 합의문 채택은 컨센서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국가가 없으면 채택되는 구조이고, 달리 말하면 모든 국가가 거부권을 가진 셈이다.


2022년 제10차 회의 때는 최종 수정안을 놓고 컨센서스 투표를 벌인 결과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관련 문구에 반대하면서 채택이 무산됐다.


그나마 당시엔 자포리자 원전 부분만 제외하면 NPT 당사국들의 중지가 담긴 최종 수정안까지는 나온 것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의장을 맡은 도 흥 비엣 베트남 주유엔 대사가 아예 최종 수정안 제시도 하지 않은 채 회의를 끝냈다.


각국 대표단 의견을 청취한 결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으니 수정안을 제시해 컨센서스 여부를 묻지 않겠다고 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북핵 관련 문구를 문서에 넣을지 말지를 두고 한국과 러시아 간 팽팽한 대결이 벌어졌다고 알려졌다.


한국 대표단은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불가, 대화와 협상 독려 등 북핵 관련 문안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다고 전해졌다.


북한은 특히나 NPT에 가입하고는 핵 개발을 추진한 뒤 탈퇴를 시도한 사례여서 북핵 사안을 다루는 것은 NPT 전체 차원에서도 유의미하게 여겨지기에 그간 NPT에서 북핵 문제를 합의문에 넣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러시아 측은 북핵 문안이 합의문에 들어가는 한 컨센서스를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들고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마지막 전체 회의 직전에 나왔던 4차 수정안은 북핵 관련 문구가 전부 삭제된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한국은 북핵 문안 포함을 의장 측에 요구하고 미국·일본 등 우방과도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합의문 자체가 채택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과거에도 NPT 회의에서 북핵 관련한 문안의 표현이나 요소 간에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지는 않으나 러시아가 북핵 문안이 들어가면 컨센서스 파기를 불사하겠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알려졌다.


이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으로부터 병력·무기 지원을 받은 러시아가 핵 비확산이라는 국제 질서를 무너뜨리면서까지 '보은' 차원에서 북핵에 대한 묵인·용인을 넘어 옹호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마지막 회의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단 한 줄의 간단한 메시지조차 담아내지 못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그러한 메시지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재확인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석대사는 또 "북한이 NPT 체제하에서 결코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과 이 문제를 협상과 외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명시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북핵 문제가 합의문 채택 불발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고, NPT 핵보유국 군축의 구체적인 이행·투명성 검증 의무를 담으려 한 내용에 보유국들이 반발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그렇다고는 하나 평가회의 3회 연속 합의문 도출 실패에서 보듯 점차 국제사회에서 현안과 이견이 많아지고 있으며, 평가회의의 의미가 축소되는 측면이 부각돼, 장차 핵 비확산과 군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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