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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은커녕 답도 없다"…포항 초계기 추락 1년, 피해 주민 절규

입력 2026-04-01 15: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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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도구 보관 창고·농기계 등 소실, 농작물도 피해…"보상 하세월"


주민 "구체적 계획 없어 막막"…해군 "조사 거쳐 배상"




지난해 초계기 추락사고로 불에 탄 컨테이너 가리키는 권일순씨

[촬영 손대성]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가 난 지 1년이 다 되도록 보상도 안 해주면서 기다리란 말만 하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에서 만난 김상곤(82)씨는 지난해 발생한 초계기 사고로 피해를 봤음에도 현재까지 보상받지 못한 데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해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9일 포항 해군비행장 일대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던 해군 P-3CK 해상초계기가 비행장 인근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등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


당시 기체가 추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창고와 농경지 등이 타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피해를 본 주민들은 현재까지 해군으로부터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초계기가 추락한 곳에 뒀던 컨테이너 창고 2개, 비닐하우스, 관리기, 밭작물 등이 탔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계기 추락사고로 불에 탄 창고

[촬영 손대성]


컨테이너에는 사고 나기 얼마 전에 딸이 가져다 놓은 장롱, 냉장고 3대, 안마의자, 침대, 식기세척기 등 세간살이와 식당비품이 잔뜩 쌓여 있었다고 했다.


또 농기구, 비료, 농약을 비롯해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베틀 등 골동품도 있었다고 김씨는 전했다.


아끼던 개 2마리도 사고로 모두 불에 타 폐사했다.


딸 김모씨는 "지난해 6월께 집을 새로 이사하고 식당을 열기 위해 계약을 다 한 상태에서 임시로 짐을 보관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사고 나기 두세달 전에 구입한 것이어서 아직 할부도 안 끝났다"며 "정확하게 보상을 언제쯤 해주겠다는 답변이라도 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농작물이 타고 컨테이너 창고에 넣어놓은 비품을 잃었다.


주민들은 사고 이후 조사를 위해 논·밭 출입이 금지되면서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해 손해를 봤다.


심어놓은 작물도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계기 추락사고로 오염된 농경지

[촬영 손대성]


아직 상당수 밭에는 군 당국이 설치한 출입통제선과 철조망이 그대로 놓여 있어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


기름 등으로 오염된 일부 농경지에는 비닐포장이 덮여 있지만 군당국은 오염제거 계획 등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고를 목격한 김씨의 아내 권일순(77)씨는 10개월 넘도록 불안감 때문에 약에 의존해 살고 있다며 약봉지를 들어 보였다.


권씨는 "잠을 제대로 못 자고 헬기나 비행기 소리에 깜짝깜짝 놀란다"며 "약을 먹으면 어지러워 주저앉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군 측이 치료를 도와주는 것도 없어 속상하고 불안하다"며 "앞으로 빚을 내서 농약·비료를 사야 하고 병원비도 내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군은 지난해 11월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올해 1월까지 피해배상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3월 말에 손해사정업체와 계약을 마친 만큼 앞으로 조사를 거쳐 배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배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계기 추락사고 현장에 붙은 안내문

[촬영 손대성]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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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1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