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배후는…김건희특검, 실소유주 추적

입력 2025-07-08 10:13:50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21년 12월∼23년 7월 지분 공시의무 누락…'우크라 재건' 주가 급등 시기 겹쳐


잦은 '손바뀜'…복잡한 지배구조에 대규모 CB·BW 발행으로 실소유주 특정 안돼




삼부토건 압수수색 중인 김건희 특검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2025.7.3 [공동취재]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시점을 전후해 회사 관계자들이 지분 변동을 의도적으로 숨긴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이는 주가조작 행위에 따른 부당이득이 결국 누구에게로 흘러갔는지를 찾을 단서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삼부토건 과거 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이 2021년 12월 20일부터 2023년 7월 21일까지 특수관계자의 삼부토건 증권 매매로 인한 보유비율 변동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살피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소식에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건 2023년 5∼7월이다.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여와 현지 지방정부와의 업무협약(MOU) 소식에 1천원대였던 주가는 2개월 뒤 장중 5천500원까지 치솟았다.


금융당국은 삼부토건이 2021년 1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공시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검찰에 넘겼는데, 주가급등 시기 1년 반 전부터 주가가 고점을 찍던 무렵까지 관련 지분 변동이 제대로 공시되지 않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이석산업개발이 앞서 2020년 9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를 통해 삼부토건 지분을 획득하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허위 기재했다고 판단했는데, 공시 의무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부토건은 2017년 회생절차를 졸업하고 휴림로봇(옛 DST로봇)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로 대주주가 자주 교체되며 복잡한 지배구조를 만들어갔다.




압수품 옮기는 김건희 특검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7.3 [공동취재] dwise@yna.co.kr


휴림로봇 컨소시엄에 매각된 이후 대규모로 발행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특히 삼부토건의 지배구조나 실소유주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CB는 채권자가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채권이고 BW는 정해진 가격에 신주 발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함께 부여된 채권이다.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일부 인수 세력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삼부토건은 조성옥 전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가 이사회와 경영 전반을 총괄하던 시절인 2019년 11월 250억원 규모의 BW와 2020년 12월 350억원 어치의 CB를 각각 발행했다.


이석산업개발은 2020년 6월 설립되고 불과 두 달 뒤인 8월 250억원 규모의 삼부토건 BW를 사들여 시장에선 삼부 BW 인수를 위한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석산업개발은 특검팀 수사 개시 후 첫 압수수색 대상이 된 기업 가운데 하나다.


CB나 BW의 차명 매매는 자본시장법에 저촉되는 불법행위지만 세금 탈루나 주가 조작 등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더군다나 CB나 BW를 차명 거래하면 회사의 지배구조는 더 불투명해진다.




삼부토건 압수수색 중 이동하는 특검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 중 이동하고 있다. 2025.7.3 [공동취재] dwise@yna.co.kr


시장에선 350억원 규모의 삼부토건 CB를 인수해 재매각한 회사들도 조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라고 의심해왔다. 발행 당시 기준으로 이 CB는 보통주 전환시 주식 총수의 17.72% 비율을 차지하게 되는데, 전환 여부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는 물량이었다.


2023년 2월에는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이 실소유한 디와이디가 이석산업개발 등의 지분을 넘겨받으며 최대주주가 됐지만, 시장에선 조성옥 전 회장 측이 이후에도 지분을 보유하며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디와이디에 인수된 뒤 조 전 회장과 경영을 이끌어온 이응근 전 대표가 지난해 4월까지 계속 공동대표직을 유지한 점도 의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이러한 CB·BW 거래를 추적해 삼부토건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함께 실소유주를 규명하면 주가조작 의혹의 얼개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유심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을 따라가다 보면 조가조작으로 누가 이득을 챙겼는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특검팀은 기대한다.


특검팀은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총괄한 이응근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오는 9일 정창래 전 대표, 10일 이일준 대주주를 각각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전현직 경영진 등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포럼 참여 계기를 살피는 한편 주가조작에 가담한 이들이 언제부터 주가조작을 노리고 지분을 사고팔았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already@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