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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절 밥 많이 주면 좋아했지만…이제 어떻게 주느냐 중요"
"좀만 더 노력해달라" 독려…국무위원 상대로 꼼꼼한 질의응답도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19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직사회를 향해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하거나 민원을 경시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쓴소리'를 내놨다.
이날 오전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부처들의 업무보고 내용이 부실하다며 사실상 '재보고'를 받기로 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도 공직사회에 긴장을 불어넣는 발언을 하는 등 새 정부 들어 공직사회 '군기 잡기'가 시작된 듯한 모양새다.
이번 회의에는 이주호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교육부 장관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 시절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우선 주요 7개국(G7) 회의로 국내를 비운 것을 거론하며 "제가 없는 동안 국무위원 여러분이 복잡한 상황에서 업무를 잘 챙겨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제가 일반적인 말씀을 좀 드리고 싶다. 행정을 하다 보면 대개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를 하는 것과, 수용자의 입장을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은 수용성이 완전 다르다. 불이익이나 제재를 주는 경우에도 미리 한번 의논을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은 상품의 본질적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포장하느냐, 어떻게 스토리를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우리가 가난한 시절에는 밥을 많이 주면 좋아했지만,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주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내 의견이 존중받느냐 무시당했느냐가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늘도 정책안을 보면 대체로 잘 준비하고 계시지만, 가끔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싶은 흔적이 보인다.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방향이 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제가 공개적으로 (특정 정책을)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그런 점을 깊이 생각해달라"며 "우리가 쓰는 양은 5천200만배 가치가 있다. 우리가 하는 결정이 국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조금만 더 노력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민원과 관련한 당부 사항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민원에 대해 '귀찮은 일', '없으면 좋은 일'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 한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이 헌법의 대원칙이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다면 다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민원을 처리해도 신속하게 처리하느냐, 지연되느냐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점을 관련 부처에서 신경 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제 자랑을 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제가 성남시장 시절 (주민들에게) 종이를 나눠주고 (민원 사항을) 다 쓰라고 했다"며 "안되는 민원이라도 진지하게 설명해주면 다 수긍하고, 마지막에는 고맙다고 울더라"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안건으로 상정된 법안에 대해 국무위원들과 꼼꼼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공계 특별법 시행령을 심사하면서는 연구인력 해외 유출에 대한 대책을 물었고, 국내 고용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방안을 찾아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 장관이 보충 설명을 하는 등 입체적 회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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