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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번기 조종사 4명 모두 착각…관제탑 '이륙 취소' 지시받고 비상탈출
'민가 오폭' 포함 올해 들어 3번째 조종사 실수로 사고…기강 해이 비판

[공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철선 기자 =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다국적 공중 연합훈련(래드플래그) 중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 사고도 조종사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활주로가 아닌,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인 유도로에서 이륙을 시도하다가 사고를 낸 것이다.
12일 공군에 따르면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여 중인 우리 공군 KF-16 전투기 3대는 전날 오전 9시 2분께 공중전술 훈련을 위해 현지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KF-16 전투기 3대 모두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다. 1번기(단좌)와 2번기(복좌), 3번기(단좌) 조종사 4명이 모두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일슨 기지 유도로는 국내 기지 활주로보다 폭이 2배가량 넓은데, 조종사들이 이 때문에 유도로를 활주로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훈련은 기지 도착 후 첫 비행이었다고 한다.
결국 1번기는 활주로로 착각한 유도로를 통해 이륙했다. 이를 본 미국 공군 관제탑은 뒤따라 이륙을 시도하는 2번기에 급히 '이륙 취소'를 지시했다.
2번기 조종사들은 전투기를 정지시키려 했으나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비포장 풀밭으로까지 넘어갔고, 이 과정에서 기체에 화재가 발생하자 결국 비상탈출 했다. 아일슨 기지의 유도로 길이는 활주로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급파된 공군 사고조사팀은 미 공군 조사팀과 함께 사고 조종사와 관제사 등을 대상으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도로로 이륙한 1번기에 이륙 허가를 내준 미측 관제사의 책임 소재도 조사 대상이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에 계속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2·3번기 조종사 4명은 더 이상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현지에서 관련 조사를 받게 된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는 이달 12∼27일로 훈련 일정이 잡혀 있고 올해 한국, 미국, 일본, 벨기에 등이 참가했다.
공군은 이번 훈련 참가 조종사들은 지난 3월에 이미 최종 결정됐고, 기지 특성과 이륙절차 등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반복적으로 사전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또한 이번 사고로 중단했던 KF-16 계열 전투기 비행도 오는 13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공군 조종사 실수로 발생한 사고는 이번이 벌써 3번째여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경기도 포천에서 시행된 한미연합훈련 중 민가에 MK-82 공대지 폭탄 8발을 투하하는 초유의 '민가 오폭'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민간인 40명과 군인 26명 등 모두 66명이 다치고 건물 203동, 차량 16대 등 219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조종사들이 부주의로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지난 4월 18일엔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훈련 중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무장을 지상으로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관총 2정과 12.7㎜ 실탄 총 500발, 연료통 2개가 지상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산악 지역이어서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는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했다.
공군은 "연이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군은 통렬한 반성과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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