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계엄과장 "계엄사령관, 해제 조언에 '일머리 없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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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결 후 '지체없이 계엄해제' 설명에 '일 되도록 해야' 해"

육군참모총장 "내가 할 일 알려달라는 의미"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실무자가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조언하자 "일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일머리가 없다"고 면박을 줬다는 증언이 21일 나왔다.

권영환 당시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대령)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군인복무기본법 22조 '정직의 의무'에 따라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권 대령은 당시 합참에서 계엄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 책임자로,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박 총장 지근거리에서 계엄 업무를 보좌한 인물이다.

권 대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이 된 후 계엄실무편람을 펼쳐 계엄법에 따라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한다는 문구를 설명하자 그렇게 하셨다"고 답했다.

그는 '일이 되게끔 해야 한다'는 박 총장의 발언에 대해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그 '일'이 계엄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에 '2차 계엄'을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야당 의원 지적에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상황실이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계엄 해제는 대통령이나 위에서 하는 것인데, 내가 할 일에 대해 알려달라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계엄사 상황실 구성을 위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참모진을 서울로 출발하게 한 조치를 두고도 둘은 진실 공방을 벌였다.

박 총장이 육군본부 인원을 차출한 이유에 대해 "계엄과장이 (인원) 편성을 이야기하면서 육군본부와 같이 연계해 말했다"고 말하자, 권 대령은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바로 반박했다.

계엄 당시 포고령과 계엄사령관 임명 등에 형식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 대령은 "합참 계엄과장으로서 지원 임무에 들어갔지만,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계엄 포고령 1호는 보지 못했다"며 "계엄이 거의 끝나갈 때쯤 다른 곳에서 서명이 없는 포고령 복사본을 봤다"고 말했다.

권 대령은 아울러 계엄사령관이나 계엄부사령관, 합동수사본부장 등에 대한 임명장도 일절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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