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홈쇼핑 여행 상품, 왜 저렴할까?

홈쇼핑을 보고 있으면 여행 상품들을 종종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가 초저가에 나오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을 듯하다.
가격도 저렴한데 화려한 특전과 깔끔한 호텔, 푸짐한 뷔페 게다가 마감 임박이라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초조해져 당장에라도 결제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하지만 가성비 갑이라고 느꼈던 홈쇼핑 여행 상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홈쇼핑 여행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여행 상품은 동급의 타 상품들보다 약 5~10% 정도 저렴하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의 비밀은 바로 공동구매와 광고 효과에 있다.
보통 여행 상품의 가격을 책정할 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항공료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여행사에 홈쇼핑 방송용 좌석을 따로 빼서 싸게 제공한다.

한 번의 홈쇼핑 방송으로 수백에서 수천 명의 고객을 모집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좌석을 비워서 가는 것보다는 조금 깎아주더라도 좌석을 채워가는 것이 더 이익인 것이다.
호텔이나 관광지 입장료도 마찬가지다. 여행사에서는 홈쇼핑 방송 계획하에 호텔, 관광지 입장료들을 연간 단위로 계약해 가격대를 저렴하게 책정한다.

② 여행 출발일의 진실

홈쇼핑 여행 상품은 출발할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 있지만, 선택의 범위가 넓어 보여 원한다면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명절, 공휴일 등 황금연휴와 같은 특정 날짜는 쏙 빠져있다.
내가 원하는 출발일은 남들도 원하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심하다.
아무리 총알처럼 빠르게 전화를 걸어도 내가 원하는 일정을 선택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여행사에서는 플랜B에 따라 원하는 출발일에 떠나는 조금 더 비싼 가격의 유사한 상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결국은 출발일 때문에 상품 가격이 훌쩍 오르게 되는 것이다.
특가나 가성비 상품이라는 말로 포장하긴 했지만, 정작 내가 떠나고 싶은 날짜의 상품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사전에 출발일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홈쇼핑 여행 상품은 단시간에 많은 모객을 해야 하므로 방송 시 상품의 장점은 극대화, 단점은 최소화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별도로 현지에서 지불해야 하는 가이드 경비가 있다는 사실과 선택 관광의 경비와 대체 일정 등 중요한 정보를 누락하거나, 소비자가 쉽게 인지하기 어렵게 부실하게 표시하는 등 눈속임을 하곤 한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분들은 기본 상품가와 함께 가이드 팁이나 선택 옵션 등을 꼼꼼히 살피지만, 여행이 처음인 분들은 그런 정보를 쇼호스트가 자세히 안내하지 않는 이상 알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홈쇼핑에 나온 비용만을 보고 구매했다가 현지에 도착한 후 가이드 팁을 추가 부담하거나, 가이드의 강요에 의해 높은 금액을 주고 선택 관광을 하는 등 불편과 피해를 겪기도 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듯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소비자 자신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③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일정

홈쇼핑에 판매하는 초저가 여행상품 중 일부는 쇼핑과 옵션투어를 위해 일정이 자주 바뀌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저렴한 여행 경비를 쇼핑과 옵션으로 보충하기 위해서이다.
쇼핑과 선택 옵션 투어는 현지 가이드나 랜드사와 연계해 수수료를 떼주는 식으로 상품이 운용되기 때문이다.

여행 일정표에는 잠시 들러서 편하게 둘러보는 코스처럼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쇼핑이나 옵션인 경우가 많다.
명목은 선택 관광이지만 무조건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실 이런 쇼핑이나 선택 관광 비용만 합쳐도 전체 여행 경비를 훌쩍 뛰어넘는 경우가 많으니, 일정표와 옵션 비용도 꼼꼼하게 체크해 보길 바란다.

홈쇼핑 여행 상품 방송에서 자주 언급하는 말 중에 ‘동급’이라는 표현이 있다.
예를 들어 A 호텔과 동급인 호텔에 묵는다는 문구가 나왔다면,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그 호텔에 묵는 걸로 착각하기 쉽다.
소비자들은 같은 호텔이 아니더라도 동급이라면 그에 맞먹는 좋은 호텔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정확한 호텔명이 언급되지 않은 여행 상품을 결제했다가, 막상 현지에 가면 말 그대로 싼 가격에 맞는 호텔에서 지내는 것일 수도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동급에 대한 꼼수는 홈쇼핑 상품뿐만 아니라, 여행 상품 전반에 해당한다.
저렴한 가격만 보지 말고 위에서 언급했던 점들을 잘 따져본다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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