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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갈등하는 미국…한국은 틈 비집고 원전 진출 돌파구

입력 2026-10-11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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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계 자본 견제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 협상에 영향"


한국형 원전 2기 건설·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인수 합의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노형으로 지어진 UAE 바라카 원전 4호기

[한국전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 1일 발표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미국에 한국형 원전 2기를 포함해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였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노형에 원전 종주국의 안방을 내준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셈인데, 그 이면에는 미국과 캐나다 간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한국은 총 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기금 중 60%에 해당하는 1천200억달러를 투자해 8기의 신규 대형 원전을 미국에 짓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8기 중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나머지 6기는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이다.


양국 간 협력 구상에 따라 지난해 1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맺었던 타협협정(SA)도 손본다. 해당 협정은 한국형 원전의 미국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혀왔다.


웨스팅하우스는 협정 개정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미국 내 원전 확대에 한국의 시공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미국 정부가 웨스팅하우스를 압박하며 돌파구가 열렸다.


한국은 또한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인수한다. 웨스팅하우스가 상장할 경우 공모가의 10%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는 조건을 포함했다.


현재 웨스팅하우스는 캐나다 사모펀드 운용사 브룩필드가 51%, 캐나다 우라늄 광산업체 카메코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개입해 한국형 원전 도입을 허용하고 유리한 지분 인수 조건까지 안겨준 데에는 캐나다 자본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원전의 핵심 기업 주주가 전부 외국계(캐나다)라는 점이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최근 북미 간 기류가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전통적인 우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미국의 보복 관세에 똑같은 보복 관세로 대응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브룩필드 부회장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카니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니 총리와 연결고리가 있는 브룩필드를 미국이 얼마나 경계하는지는 미국 정부가 마련한 안전장치에서도 드러난다.


산업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상장 과정에서 황금주를 확보할 예정이다.


황금주는 단 한 주라도 가지고 있으면 경영의 중요 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앞서 일본제철이 US스틸 지분 99.9%를 인수했을 때도 미국 정부가 황금주 1주를 확보해 공장 폐쇄와 본사 이전 등 주요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다.


미국 정부는 작년 10월 웨스팅하우스 주주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내 800억달러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각종 인허가 편의와 저리 대출 등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웨스팅하우스 기업공개(IPO) 몸값에서 175억 달러를 제한 가치의 20%만큼 지분을 인수할 권리를 확보했다.


예컨대 웨스팅하우스의 기업 가치가 500억달러에 달하면 미국 정부는 65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결국 미국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공 능력이 검증된 한국과 원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이와 함께 캐나다계 100%의 지분 구조를 희석하기 위해 한국에 지분 인수를 허용한 셈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만약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자본으로 구성된 토종 기업이었다면 한국형 원전이 미국 본토에 들어가거나 지분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미 간의 갈등이 이번 협상의 지렛대가 됐다"고 짚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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