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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창구 이머전 트립 싱가포르 개막…국내 스타트업 14개사 참가
저사양폰·전자지갑부터 언어까지…"국가별 철저한 현지화 필수"
(싱가포르=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동남아시아는 하나의 단일 시장이 아닙니다. 6억명이 넘는 인구와 국가별로 완전히 다른 모바일 생태계를 지닌 소우주입니다. 한국에서 통했던 공식이나 가격표를 그대로 들고 오면 실패합니다"
16일(현지시간) 구글 싱가포르 오피스에는 구글플레이 창구 이머전 트립을 위해 국내 앱·게임 스타트업 14개사 창업자가 모였다.
이번 행사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K-스타트업에 현지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확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촬영 오지은]
◇ "동남아는 하나가 아니다"…저사양폰·결제방식까지 맞춰라
이날 환영사에 나선 캐런 티오 구글 아태지역 플랫폼 및 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구글플레이 활성 개발자 수 1위를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기술 혁신 역량을 지닌 국가"라며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이 검증된 스타트업들이 동남아 시장이라는 거대한 기회의 장에서 잠재력을 현실로 바꾸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마니칸탄 크리슈나무르티 구글 아태지역 개발자 생태계 총괄은 동남아 시장에 현실적 조언을 건넸다.
크리슈나무르티 총괄은 삼성전자[005930]에서 아태지역 음악 서비스를 론칭했던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며 "동남아를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보고 원빌드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스타트업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실수"라고 진단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인구 600만명 미만이지만 구매력이 높고 자본과 법적 규제, 인재가 모이는 허브 역할을 하며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은 인구와 트래픽 규모는 거대하지만 1인당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다수 사용자가 200달러(약 27만 원) 이하의 저사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네트워크 환경도 열악하다"라며 "한국 앱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저사양 기기 메모리 최적화, 경량화 버전 출시 등 현지 기기 사양에 맞춘 재설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결제 인프라의 차이도 짚었다.
그는 "한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신용카드 정기구독이 당연한 시장이 아니다. 동남아는 전자지갑 기반의 소액 수동 충전 결제가 주를 이룬다"며 "한국과 같은 구독 요금제를 강요하기보다는 99센트 단위의 마이크로 소액결제나 인앱 광고(광고 기반 무료 모델)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현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촬영 오지은]
◇ '캣 퀘스트' 성공 비결…"번역 넘어 문화·게임성까지 현지화"
현지 성공 사례 공유 세션에서는 누적 수백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캣 퀘스트 시리즈의 개발사 더 젠틀브로스의 데스몬드 웡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웡 대표는 "많은 이들이 현지화를 단순히 텍스트 번역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기획 초기부터 조작성과 아트 스타일 자체를 현지화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지역이기 때문에 특정 종교나 문화적 금기를 철저히 배제하고 동서양 모두에 친근한 고양이 캐릭터와 말장난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콘솔 하드코어 RPG의 문법을 모바일에서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높은 캐주얼 가족 게임으로 덜어낸 게 성공 비결"이라며 "스타트업은 작은 규모로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고 자체 역량이 부족한 유통과 마케팅은 비전을 공유하는 전문 퍼블리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촬영 오지은]
◇ 라마단·숏폼이 기회…"국가별 소비 모멘텀 공략해야"
동남아 고 글로벌 세션을 이끈 메이젠 왕 구글 아태지역 앱 수출 파트너십 매니저는 국가별 사용자 행동 스펙트럼과 구체적인 사용자 획득(UA) 노하우를 공개했다.
왕 매니저는 "동남아는 언어와 문화적 개방성에 따라 양극단으로 나뉜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영어 소통 능력이 높아 서구권 앱이 빠르게 안착하지만,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현지 언어 검색 쿼리가 90%에 육박할 정도로 로컬 언어 지원이 성패를 가른다"고 말했다.
특히 동남아 진출 시 반드시 잡아야 할 거대 모멘텀으로 라마단 시즌을 꼽았다.
왕 매니저는 "이슬람 문화권의 라마단은 한 달간 지속되는 명절로 해가 진 뒤 식사하고 가족이 모이는 과정에서 모바일 기기 사용과 앱 소비가 급증한다"며 "특히 라마단 셋째 주 전후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민들에게 명절 보너스 격의 특별 지원금을 지급해 이 시기에 맞춘 집중 프로모션과 인앱 이벤트를 설계하면 유료 전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쇼츠 드라마와 틱톡 기반 숏폼 콘텐츠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거창한 마케팅 비용을 쏟기 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협업과 동남아 유저에게 친숙한 숏폼 바이럴 루프를 먼저 설계할 것"을 조언했다.
buil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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