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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트레이더 조' 추진…"가격경쟁력·신뢰 모두 확보해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월 최대 3회 주기로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 신선식품과 식료품 공급을 확대해 한국판 식료품 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기존 미정산 대금이 5천억원에 달해 납품업체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달 13일 영업을 재개하면서 상당수 납품업체에 상품 대금을 최소 10일에서 최대 30일 간격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일부 신선식품 업체에 대해서만 정산 기한을 최대 60일로 설정했다.
과거 홈플러스가 신선식품 납품 대금을 3개월 간격으로 정산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기가 줄어든 셈이다.
영업 재개를 위한 초두 물량을 받기에 앞서 일부 납품업체에 선불금 1억원씩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금 정산 속도를 높여 납품업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식료품 중심의 '한국판 트레이더 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반영된 조치다.
이에 현재 홈플러스 매장에는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식료품 물량이 상당수 들어온 상태다. 고가 와인과 위스키를 제외한 소주·맥주·막걸리 등 주류도 진열대를 채웠다.
다만, 홈플러스가 앞서 지급하지 못한 납품 대금이 그대로 쌓여 있는 상태라 납품업체의 불안은 여전하다. 미지급 납품 대금은 5천32억원에 달한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8월 첫 납품 이후 해당 물량에 대한 대금은 정상적으로 지급받았다"면서도 "향후 물량 확대 요청이 온다면 고민은 해보겠지만 또다시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업체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대금을 여전히 받지 못해 손해가 크다"고 했다.
홈플러스가 지향하는 '한국판 트레이더 조' 모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은 홈플러스는 복층 구조로 된 점포를 모두 단층화하고 매장당 총면적도 1천평 정도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영업할 계획이다.
상품 종류도 식료품과 회전율 높은 생필품 위주로 압축하고 PB 비율을 높인다.
매장 크기를 경쟁사의 10∼30% 수준으로 줄이고 상품도 소수 정예 PB 제품들로 압축한 미국 트레이더 조의 모델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국내 대형마트 시장에서의 PB 브랜드 경쟁은 치열하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롯데마트는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브랜드를 앞세워 영업하고 있다.
반대로 홈플러스의 PB '심플러스'는 이들 브랜드에 비해 존재감과 선호도 모두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 가짓수도 1천여개에 불과하며 새로 PB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홈플러스가 생존력을 입증해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타 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고객 신뢰를 동시에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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