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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로봇 제어·KT 상용망 검증·LGU+ 망 전환 실증
AI-RAN으로 통신망 수익화…6G·피지컬 AI 주도권 경쟁

[연합 AI 플랫폼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무선망에 인공지능(AI)을 직접 결합하는 'AI-RAN'(인공지능 무선 접속망) 상용 검증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입자 성장이 멈춰 선 무선 통신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뚫고 전국에 깔린 기지국을 쪼개 쓰는 '분산형 AI 인프라'로 탈바꿈시켜 수익 모델을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 기지국에 NPU·GPU 결합…'투자비 회수' 방식 바꾼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는 기지국을 단순 데이터 송수신 장비에 머물게 두지 않고 현장에서 연산까지 처리하는 거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5G까지는 천문학적인 설비투자(CAPEX)를 쏟아붓고도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끌어올리지 못해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해도 망 사업자는 '파이프라인'에 머문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통신사의 기지국 서버에 신경망처리장치(N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가속기를 얹으면 활용 폭이 넓어진다.

[SK텔레콤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통신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주파수 간섭을 제어하고 망을 최적화하는 데 컴퓨팅 자원을 몰아주고, 심야 등 유휴 시간대에는 인근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공장 로봇의 AI 추론 연산 처리에 자원을 돌리는 방식이다.
통신사는 이를 통해 감가상각비 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기지국 인프라를 B2B 고객을 대상으로 분산형 데이터센터로 쪼개 파는 과금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한 통신사 임원은 "AI-RAN의 핵심은 통신망 운영에 AI를 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지국에 구축한 연산 자원을 외부 산업에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통신사가 이미 보유한 전국 단위 인프라를 AI 시대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석유화학 로봇부터 1만8천명 상용 트래픽까지…실증 속도
글로벌 'AI-RAN 얼라이언스'에 참여 중인 SK텔레콤은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과 판교에 선도망을 깐 데 이어 SK인천석유화학 사업장에서 기지국 설비를 연동해 고위험 시설 점검용 사족보행 로봇을 초저지연 제어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GPU를 장착한 가상화 기지국(vRAN)이 중앙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즉각 연산을 분담하는 구조다.

[KT클라우드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KT는 국내 처음으로 상용 5G망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노키아와 나주에서 머신러닝 기반의 채널 추정 기술을 시험한 뒤 삼성전자[005930]와 함께 성남 일대 상용망에 AI-RAN을 설치했다. 하루 평균 실가입자 1만8천여명이 오가는 실제 전파 환경에서 AI 알고리즘이 무선 품질을 실시간 보정하는 결과를 얻었다.
LG유플러스는 연세대 등과 손을 잡고 이종 네트워크 간 연동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AI가 주변 무선 품질을 실시간 계산해 단말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기존 5G 상용망과 AI-RAN 시험망 사이에 끊김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핸드오버 기술을 확보했다. 시험 인프라를 중소 장비 제조사들에 개방해 장비 국산화 생태계도 함께 챙기고 있다.
◇ 6G 핵심 인프라 부상…옥외 발열·전력 누수가 '암초'
원격 로봇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무인 자율주행 등 단 한 순간도 지연되면 안 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중앙 클라우드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초저지연 처리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AI-RAN이 6G 핵심 기반 기술로 거론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달리 기지국은 건물 옥상이나 철탑 등 옥외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여기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GPU나 가속기까지 집어넣을 경우 발열 제어와 전력망 설계가 어려워진다. 대형 냉각탑을 세울 수 없는 기지국 특성상 전력 소모를 억제할 저전력·경량 NPU 확보와 냉각 솔루션 개발이 먼저 필요한 이유다.

[LG유플러스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동통신 기술 분야의 전문가는 "6G에서는 통신과 AI 연산의 경계가 흐려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기지국마다 고성능 연산장치를 구축하려면 전력 소비와 발열, 구축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기술적 가능성을 실제 사업성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망만 깔아주고 수익은 빅테크에 내줬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통신사들이 AI-RAN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기술 검증을 넘어 6G가 열리기 전까지 현장에서 실제 돈이 되는 B2B 사업 모델을 쥐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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