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미국 관세·MoCRA 등 국가별 규제에 수출기업 부담
가품·유사제품도 골칫거리…"미국 넘어 유럽·중남미 의도적 다변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넘어야 할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14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수출액도 70억달러(잠정)로 전년 동기보다 27.3% 늘며 역대 상반기 실적 중 최대치를 다시 썼다.
특히 미국 수출액은 14억5천만달러로 41.5% 급증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수출국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규제와 인증, 관세와 물류비 부담은 K뷰티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시장이 커지면서 가품이나 유사제품 문제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K뷰티가 특정 국가나 특정 유통망에 의존하기보다 시장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제품·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촬영 조민정]
◇ 규제에 관세까지…흔들리는 K뷰티 '가성비'
K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현지 규제에 대한 대응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에 따른 등록과 안전성 관련 요건 등 국가별로 다른 규제와 인증 절차는 해외 진출 경험이 적은 중소·인디 브랜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브영처럼 K뷰티 생태계를 깊숙이 이해하는 멀티 브랜드 플랫폼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개별 브랜드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운 규제 리스크를 플랫폼이 대신 걸러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렌시아의 손유빈 부대표는 해외 유통망 확대 과정에서 올리브영과 같은 플랫폼이 브랜드가 놓칠 수 있는 규제 요소를 사전에 점검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부대표는 "브랜드가 혼자서는 놓칠 수 있는 규제를 올리브영에서 타이트하게 봐준다"며 "나중에 규모가 커졌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타 카파티 퍼플 뷰티·웰빙 부문 수석부사장 역시 이런 대목에서 '안정적인 생태계'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미국 뷰티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전 세계 뷰티 브랜드가 모여 치열하게 경쟁하며, 등장 당시 주목을 받더라도 경쟁에서 밀리며 소리 없이 사라지는 브랜드가 수도 없이 많다"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안정적인 생태계를 마련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K뷰티 역시 미국 시장에 지속 가능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촬영 조민정]
규제 못지않게 기업들이 체감하는 것이 관세 부담이다.
앳홈의 양정호 대표는 최근 불거진 브라질의 관세 이슈를 예로 들며 "K뷰티의 확산은 '가격 대비 품질'인데, 국가별 관세 등이 제약이 될 때가 있다"며 "이런 부분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 한국에서 2만원대에 팔리는 제품이 브라질에서는 8만원대까지 뛰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 '짝퉁' 커지는 K뷰티의 또 다른 리스크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가품과 유사제품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손 부대표는 "인지도가 늘면서 가품 이슈가 생기는데 브랜드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 뉴욕의 한 아시아 뷰티 편집숍에서는 중국산인지 한국산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이 K뷰티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본력을 가진 업체가 인기 제품의 제형이나 디자인을 빠르게 따라가는 유사 제품 문제도 있다. 규모가 작은 인디 브랜드일수록 이런 카피 제품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부대표는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디자인이나 특허 등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가품이든 유사 제품이든, 제품력만큼이나 지식재산권과 브랜드 자산을 보호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K뷰티의 다음 과제로 꼽힌다.

[촬영 조민정]
◇ 미국 다음은 유럽·중남미…'의도적' 다변화 필요
시장 자체를 넓히는 전략도 과제다.
유로모니터는 미국의 관세 정책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K뷰티 기업들이 지역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케일라 비예나 유로모니터 글로벌 뷰티 인사이트 매니저는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이동은 빠르게 일어났지만, 그다음 단계인 유럽과 라틴아메리카로의 이동은 반응적이 아니라 의도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들이 수동적으로 수요에 따라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성장 시장을 미리 발굴하고 현지 유통·브랜드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중남미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브라질 소비자의 K뷰티 인지도는 2025년 63%에서 2026년 76%로 높아졌다. 칠레의 Sokobox, 페루의 New Seoul, 브라질의 Labko 등 K뷰티 전문 리테일러도 생겨나는 등 다변화의 토대도 서서히 마련되는 모습이다.
손 부대표는 "아직 주류 리테일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K뷰티가 지금의 성장세를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결국 각국의 규제·관세·가품 리스크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며 시장을 넓혀가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chomj@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