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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150년 전 다윈 예측 맞았다…'바위취속 식물'도 식충식물"

입력 2026-08-05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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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 연구팀 "곤충 유인·포획·소화 확인…식충성 속씨식물 더 많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1875년 찰스 다윈은 저서 식충식물(Insectivorous Plants)에서 '바위취속(Saxifraga) 식물 중 일부는 식충식물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다윈이 끈적한 선모(샘털)가 있는 바위취속 식물을 관찰하고 세운 이 가설은 이후 입증할 기술이 없어 수수께끼로 남았으나 150여 년 만에 사실로 확인됐다.




촛대바위취의 끈적한 선모(샘털)에 붙잡힌 곤충

식충식물로 밝혀진 촛대바위취(Saxifraga candelabrum)의 끈적한 선모(샘털·glandular hairs)에 곤충이 붙어있다. [Xin-Jian Zhan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은 5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중국 고산지대에 자라는 촛대바위취(Saxifraga candelabrum)가 곤충을 유인해 붙잡고, 소화효소로 분해한 뒤, 그 영양분까지 흡수하는 진정한 식충식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일부 바위취속 식물이 식충식물일 수 있다는 다윈의 오랜 가설에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며 "지금까지 간과됐던 다른 바위취속 식물은 물론 다양한 꽃식물에도 식충성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식충식물은 단순히 곤충을 붙잡는 식물이 아니라 먹이를 유인하고 포획하는 것은 물론 소화효소로 분해하고, 먹이에서 나온 영양분을 실제로 흡수해야 식충식물로 인정된다. 이 때문에 곤충을 붙잡지만, 소화나 영양 흡수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일부 식물은 준(準)식충식물(protocarnivorous)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바위취가 식충식물일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중국 칭하이-티베트고원과 헝돤산맥의 해발 2천500~3천300m 암반지대에서 자라는 촛대바위취를 다각도로 검증했다.




끈적한 선모(샘털)에 수많은 곤충이 붙어 있는 촛대바위취

식충식물로 밝혀진 촛대바위취(Saxifraga candelabrum)의 끈적한 선모(샘털·glandular hairs)에 수많은 곤충이 붙어 있다. [Xin-Jian Zhan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촛대바위취는 줄기와 꽃차례에 붉은색의 끈적한 선모가 빽빽하게 나 있어 작은 곤충이 쉽게 달라붙는다. 현장 조사와 1888~2016년 채집된 식물표본관 표본을 분석한 결과, 조사한 표본 45개 중 43개에서 선모에 곤충이 붙어 있었다.


또 곤충 유인 실험에서는 꽃향기는 차단하고 꽃의 모습만 보이게 한 경우보다 꽃은 가리고 향기만 퍼지게 한 경우, 더 많은 곤충이 접근했으며, 꽃향기에서는 곤충 유인 성분인 β-미르센(β-myrcene)과 유칼립톨(eucalyptol) 등이 검출됐다.


이는 촛대바위취에 곤충이 붙어 있는 것은 곤충들이 우연히 붙잡힌 게 아니라 이 식물이 적극적으로 곤충을 유인해 붙잡은 것임을 시사한다.


이어 곤충을 실제로 소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식충식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소화효소인 포스파타아제(phosphatase) 활성을 조사한 결과, 촛대바위취의 선모에서는 포스파타아제 활성이 확인됐지만 가까운 친척이면서 식충성이 없는 바위취 종에서는 이런 활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식충식물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곤충 영양분 흡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질소 동위원소(15N)를 먹인 초파리를 촛대바위취에 공급한 뒤 식물체 안으로 질소가 이동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촛대바위취에서는 15N 농도가 뚜렷하게 증가한 반면 식충성이 없는 두 종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척박한 바위에서 자라는 촛대바위취

중국 칭하이-티베트고원-헝돤산맥의 고산지대의 바위에 서식하는 촏대바위취(Saxifraga candelabrum). [Xin-Jian Zhan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흡수된 곤충 유래 질소는 꽃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고 줄기잎, 뿌리잎 순으로 적었다. 연구팀은 일생에 한 번 꽃을 피우는 촛대바위취가 번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곤충에서 얻은 질소를 꽃 등 번식기관에 우선 배분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또 촛대바위취의 유전체를 해독해 기존 식충식물들과 비교한 결과, 먹이 유인과 소화, 영양분 흡수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서로 다른 계통의 식충식물에서도 비슷하게 진화한 '수렴 진화'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식충성이 여러 속씨식물 계통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기존 가설을 뒷받침한다며 이는 바위취속 식물이 식충식물일 수 있다는 다윈의 가설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고 식충성 속씨식물이 알려진 것보다 더 널리 분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Tao Deng et al., 'Identification of carnivory in the flowering plant Saxifraga via multidisciplinary evidenc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5288-y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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