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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 AI 강국 승부처는 핵융합발전

입력 2026-08-03 08: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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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폭증에 핵융합 산업 급성장…정부 핵융합발전 계획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미래 세계 패권은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을 가진 나라가 가져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AI는 전기 먹는 하마다. 성능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 AI를 학습시키고 운용할 거대 전력 인프라가 없다면 고성능 칩과 알고리즘이 있어도 AI 선도국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 등 AI 강국들은 원전을 비롯한 발전 설비 확충에 사활을 걸었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주요 AI 빅테크들도 개별적으로 원전 확보 경쟁을 벌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기존 원전과 우선 공급 계약을 했고, 아마존과 구글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데이터센터 인근에 세우기로 했다.




아마존 AI 데이터센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막대한 전력을 쓰면서 단 1초의 정전도 허용하지 않는 극도의 안정성을 요구한다. 이미 업계에선 'AI의 미래가 칩이나 알고리즘이 아닌 전력 확보에 달렸다'는 게 정설이다. AI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기존 생산 방식으론 감당 못 할 수준으로 가고 있다. AI 선도국 경쟁은 '누가 더 무한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의 싸움이 됐다. 환경 파괴 영향이 큰 재래식 화력·수력 발전, 안정성과 효율이 낮은 신재생 에너지 대신 다시 원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원전도 AI가 계속 발전할수록 여러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로 상승하면 기존 핵분열 원자로만으론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우라늄 매장량의 한계, 방사성 폐기물 누적, 신규 원전 입지를 둘러싼 사회 갈등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기존 원전보다 전력 생산량이 월등히 많고 효율이 높으며 안정적인 새 에너지 공급원을 찾는 게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


핵융합 발전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AI 시대 에너지 공급망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핵융합 발전은 지구상에 '인공 태양'을 구현하는 것이다. 핵융합 반응으로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에너지를 만드는데, 기존 핵분열보다 연료 단위 질량당 에너지 생산량이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게다가 바닷물에서 얻는 중수소와 리튬을 활용해 생성한 삼중수소가 원료이므로 가용 자원이 사실상 무한하다. 수천 년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전혀 없는 친환경 발전이기도 하다.


핵융합 발전은 아직 실험 단계로, 빨라야 2030년대 중반 상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몰려든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 빌 게이츠 MS 창업주,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AI 리더들이 핵융합 스타트업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AI 지능이 진화할수록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할 방법이 핵융합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최근 도쿄에서 열린 그룹 행사에서 AI 전력 수요를 해결할 해법으로 핵융합을 꼽으며 "15년 안에 천연가스를 핵융합이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형 핵융합 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 토카막 내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 강대국 진입을 노리는 우리나라는 다행히 핵융합 기술에서 선도국 대열에 있다. 우리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는 1억℃ 초고온 플라스마 48초 연속 운전으로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우리나라의 축적된 중공업 기술과 과학계의 재능과 열정 덕이라고 한다. KSTAR의 플라스마 불안정성 제어 기술은 프랑스에 건설 중인 인류 최대 과학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 중이다. 세계 핵융합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조업 선진국인 한국이 '핵융합 공급망 톱5' 나라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가 최근 핵융합 발전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구체적 목표치를 발표하며 속도를 내기로 한 건 고무적이다. 2035년 핵융합로 실증, 2039년 핵융합 전력 생산 실증을 목표로 규제 개선과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업계를 총력 지원하기로 했다. 핵융합 발전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2035년 SMR 전력 생산도 목표로 삼았다. 우리 운명을 AI와 반도체 산업에 건 만큼 전력 수요 폭증은 예고된 수순이다. SMR로 급한 불을 끄고 핵융합 발전 상용화 고지를 선점하느냐 여부가 미래 국가 흥망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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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3 10: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