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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미중 AI 경쟁 시대…한국도 프론티어 AI 개발"

입력 2026-07-20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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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티어 AI 개발 공식화…한국형 AI 풀스택 전략 제시


GPU만 3조5천억원…"투자형 R&D 전환 검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에서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AI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배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고성능 AI를 핵무기처럼 통제하려 드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우리만의 AI 역량이 없다면 외산 AI 서비스가 어느 날 갑자기 중단되거나 가격이 100배 뛰는 상황에도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세계적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트랙 전략을 제안했다.


국내 산업 생태계의 AI 전환(AX)을 위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독파모)'를 지속하는 한편 최근 압도적 성능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와 견줄 수 있는 글로벌 프론티어급 모델 개발을 병행하는 안을 건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중 AI 경쟁은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미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고성능 AI 모델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한때 제한했다가 안전성을 확인한 후에야 해제했고, 중국에서는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앤트로픽·오픈AI에 버금가는 멀티모달 AI 모델 '키미 K3'를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방식으로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배 부총리는 이 같은 흐름을 짚으며 "국가 차원에서 AI 모델을 통제하려는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미국뿐 아니라 오픈소스 생태계를 활용해온 중국 AI 역시 결국 폐쇄형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한국형 AI 풀스택 앞세워 글로벌 AI 협력체 추진


이 같은 독자 AI 모델 확보 전략은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경제 및 국가적 연대와도 맞닿아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확보해야 미중 기술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국가들의 수요를 겨냥한 협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부총리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서 한국 주도의 AI 협력체 구성을 주문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형 AI 모델과 서비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아우르는 AI 풀스택을 협력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중동, 아세안 국가들이 미중에 치우치지 않는 AI 협력을 한국에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구상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다만 한국 AI 모델이 해외에서 실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다국어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오픈 웹 데이터만으로는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협력국 언어 데이터 비중을 최소 1% 수준까지 확보해야 현지 확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이 지난 16일 러시아와 브라질 등 29개국이 참여하는 세계AI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중국 중심 AI 협력체 참여 여부를 묻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내에서는 많은 국민이 미국 AI 서비스를 사용하고 산업계는 중국의 개방형 모델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미중 사이에서 우리 입장을 매우 신중하게 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프론티어 모델 GPU만 3조5천억원…투자형 R&D 검토"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급 모델 개발은 막대한 자본과 컴퓨팅 자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와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급 모델을 개발하려면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루빈' 기준으로 약 1만장이 필요하고 그 가격은 지금 기준으로만 3조5천억원 수준"이라며 "GPU 클러스터 구축 등 부대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투입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파모 참여 기업들이 지원받는 GPU는 엔비디아 B200 기준 500∼735장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그는 "정부가 특정 기업에 이 정도 규모의 자원을 몰아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부가 지분투자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투자형 연구개발(R&D)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재정당국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AI 3대 강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이 정도 투자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 에서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구혁채 제1차관, 배경훈 부총리, 류제명 제2차관,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안 AI·피지컬 AI도 속도…"3년이 골든타임"


배 부총리는 미토스 사태를 계기로 AI 보안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AI 모델을 보안 데이터로 파인튜닝(미세조정)하면 취약점을 점검하는 보안 특화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검토 결과가 나왔다"며 "연내 보안 특화 모델을 개발해 공공 부문부터 우선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적용은 연내 또는 내년 초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합성 데이터 확보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 AI는 실제 데이터보다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성하는 합성 데이터가 더욱 중요하다"며 "실제 데이터와 합성 데이터 비율을 2대8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3년이 골든타임인 만큼 규제 완화와 함께 합성 데이터 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성 데이터를 생산하는 월드 모델과 피지컬 AI 전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데이터 표준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투자형 R&D·SMR·위성통신 등 정책도 제시


이 밖에 과기정통부는 R&D 체계 혁신에도 나선다.


기업 R&D 지원 방식은 기존 출연 중심에서 투자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현재 1%대에 그치는 기업 R&D 출연금의 기술료 회수율을 감안해 지분투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새로운 지원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는 2035년까지 경수형 SMR 확보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용융염·고온가스 기반 비경수형 SMR 개발도 병행한다.


통신 분야에서는 2035년까지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200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AI 인프라 핵심 기반이 될 6G 네트워크 기술도 선점한다.


최근 발생한 티빙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는 침투 경로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운영상 문제점을 정밀 조사 중으로, 이르면 다음 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지난 1년의 소회를 밝히며 임기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공직 문화가 바뀌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장관의 임기"라며 "장관이 교체되면 그간 쌓아온 것들이 상당 부분 바뀌거나 무너질 수 있겠다는 염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대전환과 과학기술 기반의 도약을 이뤄내야 하는 지금, 이러한 준비가 잘 이뤄진다면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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