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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둔화 속 기회…LG엔솔, 미국서 ESS용 LFP 대규모 양산
삼성SDI, 각형 배터리로 입지 강화…SK온, 라인 전환·AC블록 맞춤 설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수요 둔화, 고금리 등 이차전지 시장의 악재를 타개할 돌파구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ESS 시장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다 현지 배터리 공급망의 탈중국 기조가 강화되면서 미국 내 생산 역량을 보유한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2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BNEF 등 분석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88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에는 485GWh, 2035년에는 976GWh로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ESS 시장은 지난해 기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80% 이상을 장악했고, 한국 업체 점유율은 10%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대규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률'(OBBBA)을 도입한 이후 ESS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되며 상황이 반전했다.
이 법안은 ESS 프로젝트가 투자세액공제(ITC)를 받기 위해선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 소속 금지외국기관'(PFE)의 배터리 부품·소재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도록 해 미국 현지의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중국 외 기업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도록 규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지 사업 기회가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맏형'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4곳·캐나다 1곳 등 5곳의 북미 ESS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
올해는 미시간 랜싱 공장,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및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의 가동 본격적으로 시작해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키우고, 이 중 80%를 넘는 50GWh 이상을 북미에 집중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미국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ESS용 LFP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사례로, 중국산 공급망 대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제품 역량 확보를 통해 에너지 산업 전반을 이끄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미국 현지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간 30GWh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 인디애나주의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일부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삼원계 각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말에는 현지에서 LFP 배터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안전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사각형 캔 모양의 각형 ESS용 배터리를 내세워 현지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북미에서 유일한 비중국 각형 ESS용 배터리 생산 업체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기술력과 장기간 구축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미국 ESS 생산 캐파(생산능력) 2∼3년 물량을 상당 부분 채워나가는 등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북미 시장 ESS 출하 증가 등에 힘입어 당초 4분기로 예상됐던 하반기 흑자전환 시점이 이르면 3분기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SK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후발 주자인 SK온은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ESS 시장에서 20GWh 이상 수주를 목표로 두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서 첫 대규모 ESS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여러 현지 고객사와 총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지 공장의 전기차 생산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조지아 SK배터리아메리카 단독공장과 테네시 단독공장, 현대차와의 합작공장 HSBMA 등 미국 내 100GWh의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하는 한편 고정비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SK온은 특히 미국 시장과 고객사 맞춤형 전략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ESS 시장이 기존 직류(DC) 블록에서 전력변환장치(PCS) 통합형 교류(AC) 블록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맞춰 차세대 ESS 제품인 '그리드온 2세대'를 DC 블록뿐 아니라 AC 블록에도 공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이 제품은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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