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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성장 후에도 꽃가루 먹는 열대나비, 친척보다 3배 오래 산다"

입력 2026-06-17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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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최대 348일 생존 확인…노화 늦추는 새 연구모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열대 지역에서 꽃가루를 먹이로 삼아 살아가는 헬리코니우스(Heliconius)속 나비가 가까운 친척 종들보다 최대 3배 오래 살고 노화도 더 천천히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둥이에 꽃가루 알갱이를 묻힌 헬리코니우스 에라토 나비

헬리코니우스 에라토(Heliconius erato) 나비가 주둥이에 꽃가루 알갱이를 묻히고 있다. 헬리코니우스 속 나비는 꽃가루를 먹는 유일한 나비 종으로, 이는 이들의 긴 수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bastián M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브리스톨대 제시카 폴리 박사팀은 17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헬리코니우스속 나비의 수명과 노화를 분석한 결과 꽃가루를 먹지 않는 가까운 친척들보다 수명이 훨씬 길고 노화 속도도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헬리코니우스속 나비들은 가까운 친척들보다 수명이 3배가량 길고 일부 종은 거의 1년까지 산다며 이들은 지금까지 보고된 나비 중 가장 오래 사는 종에 속해 장수 메커니즘 연구를 위한 새로운 모델 생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헬리코니우스속 나비는 지금까지 기록된 나비들 중 성체 수명이 가장 긴 편에 속하며 일부 개체는 야생에서 최소 6개월 이상 생존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는 더 넓은 분류군인 헬리코니이니족(Heliconiini)에 속하는 가까운 친척들의 수명인 약 6주보다 훨씬 긴 것이라며 이런 독특한 장수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헬리코니우스속 나비는 성체가 꽃가루를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거의 유일한 나비 그룹으로, 학계는 이런 독특한 식성이 장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학술논문과 나비 전시관 기록, 야생 표지-방사-재포획 연구 자료 등을 종합해 헬리코니이니족 나비들의 최대수명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파나마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STRI) 시설의 대형 반자연 환경에서 20개 종, 964마리의 나비를 개체별로 표지한 뒤 생존 여부를 장기간 추적해 종별 수명과 노화 패턴을 비교했다.




성장 후에도 꽃가루를 먹는 헬리코니우스 멜포메네 나비

주둥이에 꽃가루를 묻히고 있는 헬리코니우스 멜포메네(Heliconius melpomene) 나비. [Louise Beste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헬리코니이니족 나비 종 가운데 디오네 유노(Dione juno)는 최대수명이 14일에 불과했지만, 꽃가루를 먹는 헬리코니우스 휴잇소니(Heliconius hewitsoni)는 348일에 달해 최대수명이 25배나 긴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니우스속 종들의 평균 최대수명(약 177일)은 꽃가루를 먹지 않는 가까운 친척 종들(약 58일)보다 3배 이상 길었으며, 이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니라 노화 속도 자체도 더 느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꽃가루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꽃가루를 먹는 헬리코니우스 헤칼레(H. hecale)와 꽃가루를 먹지 않는 드리아스 율리아(Dryas iulia)를 사육하며 비교한 결과, 꽃가루를 공급받은 헬리코니우스 헤칼레 개체는 중앙수명이 63일, 꽃가루를 공급받지 못한 개체는 47일로 나타났다. 꽃가루를 먹지 않는 드리아스 율리아는 꽃가루 공급 여부에 따른 수명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꽃가루를 먹지 못한 헬리코니우스 헤칼레의 중앙수명도 47일로 드리아스 율리아의 27~29일보다 훨씬 길었다며 이는 헬리코니우스속 나비들이 진화 과정에서 이미 장수와 관련된 특성을 획득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노화 과정에서도 드리아스 율리아는 나이가 들수록 체중이 감소하고 근육 기능도 떨어진 반면 헬리코니우스 헤칼레는 체중 감소 폭이 더 작고 근육 기능 저하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헬리코니우스속 나비들의 장수 비결에 대해 독특한 꽃가루 섭식이 성체기에 추가 영양원을 제공해 번식 기간을 연장하고, 그 결과 장수에 유리한 진화적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Jessica Foley et al., 'Evolution of increased longevity and slowed ageing in a genus of tropical butterfl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3635-7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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