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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갑부들 이혼 소송서 천문학적 금액 오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40조짜리 이혼' 치러
양육비만 매달 억대 지급…불륜 폭로전·참수형까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했다. 2026.6.17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최태원(66)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으로 역대 '세기의 이혼'들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천문학적 재산분할 금액은 물론이고 불륜 폭로전에 참수형까지, 이들 '값비싼 이별'은 동서고금 베스트셀러 스토리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조' 단위의 돈이 오가는 글로벌 갑부들의 파경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돼 9년째 이어지고 있다.
과거 1심이 선고한 600억 원대 재산 분할액이 2심에서 무려 1조3천억 원대로 불어나면서 파경에 따르는 '천문학적 숫자'가 화제다. SK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또 재산 가액을 어느 시점 기준으로 산정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의 이혼 소송도 핫이슈다.
권 이사장의 배우자 이모 씨는 2022년 11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며 권 이사장이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 절반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당시 권 이사장이 지분 100%를 가진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현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고자 재산 감정 절차를 밟은 결과 권 이사장의 재산은 최대 8조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갑부들의 이혼은 사이즈가 더 크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2)와 부인 매켄지 스콧(56)의 이혼은 이른바 '40조짜리 이혼'으로 불렸다.
1993년 결혼해 아마존의 성장을 함께 이끌었던 두 사람은 2019년 베이조스의 불륜설이 터지면서 결별했는데, 베이조스는 자신의 아마존 지분 가운데 25%를 매켄지에게 넘기는 조건에 합의했다.
그 결과 매켄지의 아마존 지분은 356억 달러(2019년 환율 기준 약 40조5천억원) 규모에 달하게 됐고, 이혼으로 그녀는 일약 세계에서 재산이 4번째로 많은 여성 부호 반열에 올랐다.
빌 게이츠(70)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2021년 8월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61)와 결혼 27년 만에 갈라설 때도 1천520억 달러(2021년 환율 기준 약 175조 원)에 달하는 게이츠의 재산이 어떻게 분할될지가 관심사였다.
당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게이츠가 이혼 과정에서 멀린다에게 56억달러(2021년 환율 기준 약 6조4천176억원) 규모의 주식을 양도했다고 전했다.
이후 2024년 멀린다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떠나 본인이 주도하는 자선사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게이츠와의 합의에 따라 125억달러(2024년 환율 기준 약 17조575억원)를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간 이혼 사유에 대해 함구했던 게이츠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틴과의 교류에 대해 증언하면서 엡스틴이 자신의 불륜 사실을 이용해 압박했었다고 밝혔다.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52)이 2022년 니콜 섀너핸(40)과 결별할 때도 120조 원이 넘는 그의 재산이 어떻게 분할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95)은 다섯 번의 결혼과 네 번의 이혼을 겪을 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그는 1967년 결혼한 두 번째 부인 안나 토브와 1999년 이혼할 당시 17억 달러(1999년 환율 기준 약 2조200억원)를 위자료로 지급했고, 세 번째 부인 웬디 덩(57)과 2013년 이혼할 때도 2조 원에 육박하는 위자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2020년 6월 중국 바이오기업 캉타이생물의 두웨이민 회장은 전 부인에게 회사 주식 1억6천130만주를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32억달러(약 3조9천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또 2023년 4월에는 중국 사이버보안 기업 치후360의 저우훙이 창업자가 이혼 위자료로 전 부인에게 회사 지분 6.25%를 건넸으며, 이는 약 13억 달러(2023년 환율 기준 약 1조7천100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호화 결혼식 올리더니 결별하며 수년간 진흙탕 싸움
호화 결혼식을 올리며 사랑을 맹세했던 스타들도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때 막대한 위자료와 양육비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일명 '브란젤리나' 커플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브래드 피트(62)와 안젤리나 졸리(51)는 수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 결혼식을 올린 지 2년만인 2016년 졸리가 법원에 이혼을 신청하며 파국을 맞았다.
이후 자녀 양육권과 재산 분할을 두고 진흙탕 싸움이 길게 이어졌고, 2022년에는 과거 공동으로 사들인 2천840만 달러(2022년 환율 기준 약 340억원) 가치의 프랑스 남부 와인 포도밭 '샤토 미라발' 처분 문제를 두고 손해배상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이들의 지난한 이혼 소송은 2024년 12월에야 마침표를 찍었다.
래퍼 겸 사업가 카녜이 웨스트(49)와 모델 킴 카다시안(45) 부부는 결혼 7년만인 2021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면서 웨스트가 카다시안에게 매달 양육비로 20만 달러(2022년 환율 기준 약 2억7천만원)를 지불하는 데 합의했다.
또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63)은 주아니타 바노이(67)와 2006년 이혼하며 위자료로 1억6천800만 달러(2006년 환율 기준 약 1천562억원)를 지급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는 불륜 스캔들 끝에 모델 출신 엘린 노르데그린(46)과 2010년 8월 이혼하면서 1억1천만 달러(2010년 환율 기준 약 1천300억원)의 위자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이라고 다르지 않다.
1996년 8월 영국 찰스 왕세자(현 찰스 3세 국왕)와 다이애나비는 15년의 결혼 생활을 뒤로 하고 남남이 됐다. 1981년 7월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이지만 3년여 별거를 거쳐 이혼하는 과정에서 낯뜨거운 불륜 폭로전을 치렀다.
이혼으로 다이애나는 왕실 가족에서 제외됐으나, 런던 중심가 켄싱턴궁에 계속 머무르며 매년 35만 파운드(1996년 환율 기준 약 4억5천만원)를 지급받는 등 왕실 가족에 준하는 대우를 받기로 했다. 또한 위자료 명목으로 일시불 1천700만 파운드(1996년 환율 기준 약 217억원)를 받았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이혼 1년 후인 1997년 8월31일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0세기의 신데렐라'가 이혼 후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혼 위해 종교 창시하고 이혼녀와 결혼하려 왕관 버리기도
이별에는 돈만 드는 게 아니다.
일생에 걸쳐 6명의 왕비를 맞이해 '바람둥이 국왕'으로 알려진 영국 튜더 왕가의 헨리 8세(1491∼1547)는 이혼을 위해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헨리 8세는 첫 번째 부인인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하고 그녀의 시녀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로마 교황청에 혼인 무효를 신청했지만 교황청이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그는 종교개혁을 명분으로 가톨릭교회와 전면 결별을 선언한 후 1534년 국왕이 영국 교회의 유일한 최고 수장임을 선포하는 '수장령'을 통과시키며 '잉글랜드 국교회'(성공회)를 창시하고 스스로 그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헨리 8세는 그렇게까지 해서 결혼한 앤 불린 역시 3년 만에 내치고 심지어 간통, 근친상간 등의 누명을 씌워 참수형에 처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에드워드 8세(윈저공·1894∼1972)는 이혼이 아니라 이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왕관을 내던졌다.
1930년 이혼녀인 미국인 월리스 심슨과 사랑에 빠진 에드워드 8세는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했지만 거센 정치적, 종교적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왕위와 사랑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에드워드 8세는 1936년 12월 퇴위 문서에 서명했다. 재위 1년 만이다. 왕위에서 물러나 '윈저공'이 된 그는 이듬해 프랑스에서 심슨 부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가 물러나면서 아우인 조지 6세가 왕위에 올랐고, 조지 6세가 사망하면서 25세에 여왕에 즉위한 딸이 바로 2022년 9월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1926~2022)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minj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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