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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울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2026.5.13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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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의 이익을 어디까지 시장에 맡기고, 어디까지 사회가 공유해야 하는가. 지난 11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배당금' 제안은 이 질문을 한국 사회 한복판으로 끌어냈다.
김 실장은 AI·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세기 동안 국가와 국민이 함께 구축한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 성과인 만큼, 일부는 사회 전체에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였다. 노르웨이의 국부펀드 사례도 언급했다.
발언 직후 주식 시장이 흔들렸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횡재세 논의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와 맞물리며 코스피가 급락했다. 야권에서는 "기업 성과를 정부가 가져가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곧바로 "개인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주가 변동 자체보다 AI 시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차이에 있었다.
AI 산업은 기존 제조업과 다른 구조를 갖는다. 데이터와 네트워크 효과가 쌓일수록 승자 독식 현상이 강해진다. 플랫폼 하나가 시장 대부분을 흡수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생성형 AI 역시 인터넷과 인간 사회가 축적한 언어·지식·문화 데이터를 학습 기반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AI 산업의 성과를 순수한 기업 역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초고속 인터넷망, 국가 연구개발 투자,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교육 시스템, 산업 인프라 같은 공공 기반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AI 시대의 부의 집중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세와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기본소득과 데이터 보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처럼 천연자원 수익 일부를 주민에게 배당하는 모델도 다시 언급된다.
반면 시장에서는 우려도 크다.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추가 규제나 과세 논의가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와 AI 산업은 막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정책 신호 자체가 시장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논란에서는 금융시장 구조를 둘러싼 시각 차이도 함께 드러났다.
일부에서는 김 실장의 발언이 공개된 직후 '기업 돈을 빼앗는다', '공산주의식 발상' 같은 자극적 프레임이 빠르게 확산한 배경에 주목한다. AI 초과이윤의 사회 환원 논의 자체가 기존 금융 질서와 시장 기득권 구조에는 불편한 화두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월가 중심 금융 시스템은 오랫동안 공매도와 파생상품, 초단타 거래 중심 구조 속에서 성장해 왔다. 생산과 제조보다 금융 논리가 시장을 움직이는 비중이 커졌다는 비판도 이어져 왔다. 한국 역시 외국계 자금과 공매도 세력 논란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번번이 과민 반응 정도로 취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 시대의 이익을 사회 전체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논의는 기존 금융시장 논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논의의 본질보다는 '반기업', '포퓰리즘' 같은 정치적 이미지가 먼저 소비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AI 이익 환원 논의가 곧바로 정책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불균형을 줄일 현실적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필요하다. 기업 투자 위축과 시장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설계 역시 중요한 과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 시대의 부의 집중과 소득 양극화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AI 산업은 노동보다 데이터와 자본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강하다. 국민들은 검색하고 이동하고 소비하고 대화하면서 데이터를 생산하지만, 그 가치가 어디까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결국 이번 논쟁은 세금 문제를 넘어 AI 시대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가까운 질문으로 이어진다.
산업혁명 이후 노동법과 사회보험 제도가 등장했듯, AI 시대에도 새로운 조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혁신 동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구호가 아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장 효율성과 사회 안정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더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
AI는 막대한 생산성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소득과 자산 집중을 더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 데이터와 기술, 자본을 가진 소수 기업에 부가 집중될 경우 사회 갈등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기술 혁신의 성과를 교육·복지·지역 균형 발전·재교육 같은 공공 영역과 연결한다면 AI는 사회 전체의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한 질문도 결국 여기에 있다. AI 시대의 부를 누구의 것으로 볼 것인가, 그리고 그 과실을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연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한 이러한 이슈를 웹 3.0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사회의 한 축으로 봐야 한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그런 식으로 발전해왔다.
전태수 웹 3.0·블록체인 전문가
▲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이사장 ▲ 세계스타트업포럼 대표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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