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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알래스카의 두 번째 골드러시 ② 북방의 아웃도어

입력 2026-05-14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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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뱅크스=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알래스카에는 혹한에서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이 넘쳐난다. 순록과 함께 트레킹을 하거나, 영하 30도 기온에서 온천을 즐기는 것 등은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는 경험이다.





페어뱅크스의 개썰매 [사진/성연재 기자]



◇ 흥미로운 아웃도어 활동 가득


다음 날 오전 순록과의 트레킹을 위해 '러닝 레인디어 렌치'(순록 농장)를 찾았다. 이곳에서 한국인 젊은 여행자들과 우연히 마주쳤다. 오로라 사진작가인 '여행에 미치다' 운영진 이준모 씨가 팀을 이끌고 왔다고 했다. 페어뱅크스의 겨울이 국내 젊은 여행자들에게도 인상적인 목적지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여행에 미치다' 운영진 이준모 씨가 여행팀과 합류했다. [사진/성연재 기자]


목장에서 만난 순록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관광객과 나란히 산책길을 걷는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페어뱅크스의 겨울 매력은 역시 아웃도어의 매력이 훨씬 더 강한 느낌이었다.


페어뱅크스 인근에는 산타 마을이 있다.이 작은 마을은 사탕 지팡이 모양 가로등과 산타클로스 하우스, 밝은색 건물들로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일상 공간에 옮겨놓고 있었다. 혹한의 북방 도시가 보여주는 의외의 '온기'였다.





영하 30도의 아침을 즐기는 순록 [사진/성연재 기자]


'로드의 알래스카 가이드'는 다양한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스노모빌 체험을 잠시 한 뒤 이곳에서 운영하는 얼음낚시 체험장을 찾았다. '산천어 축제'에서 보듯 한국인은 얼음낚시를 즐겨하는 나라 중 하나다. 저수지 한가운데 세운 오두막 안에서 현지 젊은이들이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었다.





낚시를 하며 데이트를 즐기는 알래스카 젊은이들 [사진/성연재 기자]


두껍게 언 얼음을 깨 만든 구멍에 줄을 내리자 작은 연어를 포함한 물고기가 곧잘 올라왔다. 오두막 밖으로 나오니 흰머리독수리 한 마리가 먹잇감을 노리고 있었다. 개썰매와 얼음낚시, 야생 조류까지 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페어뱅크스 겨울의 밀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낚시에서 잡은 연어 [사진/성연재 기자]


체나온천에서 경험한 개썰매는 흔히 떠올리는 겨울 관광 상품과는 거리가 있었다. 알래스카에서 개썰매는 혹한과 설원 속에서 사람과 개가 함께 길을 나서던 생활 방식이자 지역의 역사와 맞닿은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도 썰매견은 억지로 끌려 나오는 모습이 아니라 출발을 앞두고 스스로 박차고 나가려는 기운이 더 강했다.





개썰매의 출발 장면 [사진/성연재 기자]


왜 현지에서 개썰매를 단순한 유희로만 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체험 마지막에는 썰매견 한 마리 한 마리 직접 쓰다듬으며 인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썰매견을 체험 도구가 아니라 함께 호흡하는 존재로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반려견을 기르지 않는 한국인 관광객도 썰매견들과 소통하며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개들과 소통하는 한국 여행자들 [사진/성연재 기자]


◇ 깊은 인상을 남긴 체나 온천


체나 온천은 알래스카 아웃도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풍경 속을 달려 도착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얼음 박물관과 온천, 그리고 지열로 운영되는 농장이었다. 바깥은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한데 땅속에서는 뜨거운 온천이 솟아오른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호텔 등을 둘러본 뒤 온천으로 재배되는 작물들을 만난 것은 진귀한 경험이었다. 알래스카의 겨울은 모든 것을 얼려버릴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의외로 강한 생존의 온기가 숨어 있었다.


이곳은 천연 온천과 오로라 관측, 각종 겨울 액티비티를 함께 내세우는 리조트다. 산 정상의 찰리 돔으로 올라가는 오로라 투어는 360도 시야가 트인 유르트와 왕복 무한궤도 차량 이동이 그 핵심이다. 여행 후기를 함께 살펴보면 많은 이들이 이 체험을 체나온천의 백미로 꼽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체나 온천 [사진/성연재 기자]


활동센터에서 출발한 무한궤도 차량은 군용 차량(APC)을 연상시키는 투박한 인상을 풍겼다. 알고 보니 군용 차량을 불하받아 척박한 자연환경을 이기는 데 활용한 것이다. 묵직한 디젤 엔진의 진동이 좌석 아래로 그대로 전해지고, 눈 덮인 길을 힘으로 밀어붙이듯 산을 타고 오르는 감각은 꽤 거칠었지만, 묘한 흥분감을 전해준다.


아, 그러고 보니 수십 년 전 잊고 지냈던 군대에서의 경험이 되살아났다. 군용 차량을 타고 설원을 통과해 비밀 거점으로 진입하는 듯한 느낌은 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줬다.





무한궤도 차량 [사진/성연재 기자]


거친 이동 끝에서 마주한 풍경은 느낌을 다르게 해줬다. 무한궤도 차량 창밖으로 펼쳐지는 설산의 윤곽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새하얀 능선과 검은 숲이 뚜렷한 대비를 이뤘고, 고도가 올라갈수록 세상은 더 조용해졌다. 정상의 유르트 역시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실제로 이곳은 추위를 피하는 쉼터이면서 동시에 오로라를 기다리는 관측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더 쿠키 자 레스토랑의 조식 [사진/성연재 기자]


◇ 풍부한 알래스카의 식탁


일정에서 맛 기행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페어뱅크스의 식당은 추운 지역답게 양이 많고 든든한 메뉴가 기억에 남았다.


페어뱅크스의 첫 번째 조식 장소인 '더 쿠키 자' 레스토랑은 현지에서 오래된 인기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운동 경기나 야외활동 뒤에 든든하게 한 끼 먹으러 가는 식당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메뉴도 그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 종일 아침 메뉴를 내고, 직접 만든 시나몬롤을 활용한 프렌치토스트와 컨트리 프라이드 스테이크, 버거, 샌드위치, 수프, 샐러드 등을 폭넓게 갖추고 있다. 관광객이 찾는 집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도 줄을 서서 먹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곳이다.





순록이 보이는 파이크스 랜딩 레스토랑 [사진/성연재 기자]


실제로 이곳 음식은 보기 좋게 꾸민 접시보다 배를 든든히 채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큰 머그잔에 담긴 커피와 묵직한 아침 메뉴를 마주하면, 페어뱅크스에서는 아침 식사도 체력을 위한 준비처럼 느껴진다.


파이크스 랜딩 레스토랑 앤드 라운지'는 조금 더 편안한 식당이다. 체나 강변에 자리한 파이크스 호텔 부지 안에 있는 이곳은 1959년 문을 연 뒤 신선한 알래스카 해산물 위주의 메뉴를 내오고 있다. 삼나무 판에 구운 연어와 피시 앤드 치프스 같은 메뉴를 앞세운다. 강을 바라보며 비교적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식당 뒤편에는 순록이 노니는 모습이 목격된다.





순록 소시지 [사진/성연재 기자]


이번 일정에서 특이했던 음식 경험은 얼음낚시 현장에서 먹은 순록 핫도그였다. 현지 체험 상품 안내에도 난방 오두막과 함께 순록 소시지를 넣은 핫도그가 제공된다고 적혀 있다.


이와 함께 체나온천 사장의 한국인 부인이 직접 차려준 도시락 세트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신선한 가리비를 철판에 구운 요리와 쇠고기 요리 등이 한 도시락에 담겨 나왔다. 양도 넉넉했고, 한국적 요소가 가미된 도시락은 모두 비울 정도로 맛깔스러웠다.





파이크스 로지 [사진/성연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5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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