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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중심 정책-실제 보호 효과 간 '간극'
전문가 "고용량 백신 도입으로 고령층 보호 강화해야"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고민하는 자녀들이 많다. 용돈이나 꽃도 좋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부모님의 '건강'이다.
특히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며 노년층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독감 예방접종에 뜻밖의 빈틈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어르신 독감 백신 접종률은 매년 80%가 넘을 정도로 매우 높다. 그러나 독감으로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여전히 고령층이다. 국제 학술지 백신(Vaccine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고령층의 기존(표준) 용량 백신 예방 효과는 약 14%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있다.
이런 '간극'이 발생하는 이유는 '면역 노화'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도 함께 늙는다. 젊은 층과 똑같은 양의 백신(표준 용량)을 맞아도 항체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주사를 맞고도 독감에 걸리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 단순히 '맞았느냐'보다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를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이코노미스트 임팩트(Economist Impact)는 지난 3월 말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국가 고령층의 호흡기 건강을 분석한 뒤 호흡기 기능 저하가 신체 기능 저하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등 글로벌 보건 기구와 선진국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등은 이미 고령층 대상 '고면역원성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일본은 올 10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대만도 하반기부터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공공 예방접종 체계에 도입하고, 요양 양로시설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우선 접종 대상으로 설정했다.
고면역원성 백신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기존 용량 백신보다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해 예방 효과를 강화한 백신이다. 그중 '고용량 백신'은 기존 용량 백신보다 항원 함량을 4배 높여 고령층의 약화된 면역 체계에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대표적 고용량 독감 백신으로는 인플루엔자 분할 백신인 '에플루엘다프리필드시린지'가 있으며, 대한감염학회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권고하는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 중 유일하게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에서 기존(표준) 용량 백신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접종 인원을 늘리기보다 실질적인 '방어력'을 높여 어르신들의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창오 교수는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기존 백신만으로 충분한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면역 특성을 반영한 예방 전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입원과 증증 합병증을 줄이고, 고령층의 기능 저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흡기 감염의 예방을 위해서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 등 추가적인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전략은 고령층 삶의 질 향상에도 주요한 정책 방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TV 제공]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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