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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수장 낙점된 터너스 부사장, 아이폰 등 하드웨어 개발 총괄해와
'하드웨어 중심' 전략 유지 관측…'AI 지각생' 꼬리표 떼기도 과제
팀 쿡 15년간 시가총액 10배 이상↑…창업자 잡스와 다른 리더십으로 양적성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애플의 '팀 쿡 시대'가 15년 만에 막을 내리면서 차기 수장으로 낙점된 존 터너스(50) 수석부사장(SVP)과 그의 경영 비전에 시선이 집중된다.
오는 9월 1일부터 '애플호'를 이끌게 된 터너스 부사장은 아이폰17과 아이폰 에어 등 개발을 이끈 하드웨어 전문가로, 쿡 CEO가 스티브 잡스 창업자로부터 CEO 직을 물려받았을 때와 비슷한 나이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애플 이사회는 팀 쿡이 2011년부터 15년간 안정적으로 애플을 경영해온 것과 같이 애플의 경영진 가운데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터너스도 오랜 기간 애플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그를 차기 CEO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터너스 부사장이 쿡 CEO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왔다.
애플 내에서 '팀 쿡 도플갱어'로 불리며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제프 윌리엄스가 지난해 7월 은퇴를 발표하고, 쿡 CEO의 오랜 측근으로 꼽혔던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해 초 물러났기 때문이다.
애플의 제품 발표회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크레이그 페더리기(56) 수석부사장도 한때 거론됐으나, 이사회는 더 젊은 터너스를 택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너스는 사내외에서 "카리스마가 있고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터너스 부사장은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 학사 출신으로, 2001년 애플에 합류해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VP)을 지내고 이어 2021년 수석부사장 자리에 오른 하드웨어통이다.
지금까지 아이폰, 아이패드, 맥 컴퓨터,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의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해왔고, 특히 한동안 침체를 겪었던 맥의 판매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애플이 그를 차기 CEO로 택한 것은, 앞으로도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가 핵심 제품인 회사로 계속 남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이 부상하는 상황 속에서도 애플은 하드웨어로 중심을 잡고, 그 기반에서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AI 경험 등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스마트 안경이나 동전 크기의 새로운 AI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여타 경쟁 거대 기술기업들과 달리 대규모 AI 모델을 직접 만들기보다 구글로부터 제미나이 모델을 도입하는 등 외부 AI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택했다.
자체 모델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AI 모델 경쟁을 지양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선택이 애플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당장 애플은 AI 혁신을 반영한 새 버전의 '시리'를 발표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출시하지 못해 'AI 지각생'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상황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쿡은 지울 수 없는 유산을 남겼고, 터너스는 특히 AI 분야에서 출범 초기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브스 분석가는 애플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AI 분야에서 '블랙베리 사태'를 피하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이전에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터너스가 인텔 칩에서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던 점 등을 거론하며, AI 전환 임무도 어려움 없이 해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언론들은 차기 CEO와 애플의 미래뿐 아니라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쿡 CEO의 성과를 되짚어보는 데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잡스 창업자에게서 바통을 넘겨받고 15년간 애플을 이끈 쿡 CEO의 시대는 초기 만연했던 부정적인 예측과 달리 애플에 있어 전례 없는 양적 성장의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두가 잡스를 애플의 동의어처럼 여겼고 잡스가 떠난 애플이 빈 껍데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쿡 CEO는 잡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애플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놨다는 것이다.
잡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특유의 고집으로 천재성을 뽐냈지만 안정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받아온 반면,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으로 공급망 관리의 1인자로 불리는 쿡 CEO는 애플이 방대한 전 세계 사업을 운영하는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쿡 CEO의 재임 기간 애플의 매출은 1천80억 달러에서 4천160억 달러로 4배가 됐고, 시가총액도 3천500만 달러에서 4조 달러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인 애플워치(스마트 손목시계)와 에어팟(무선 이어폰) 등은 시장의 표준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고, 애플뮤직과 애플TV 등을 통해 하드웨어 기업이었던 애플에 서비스 기업이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게 했다.
잡스 시절과 쿡 시절에 걸쳐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피터 오펜하이머는 뉴욕타임스(NYT)에 "그는 지구상 그 누구도 신어본 적 없는 거대한 신발을 신게 됐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반면 AI 부문에서 뒤처졌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비전프로 등 증강현실(AR) 기기의 성과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산 코닝 유리를 순금 받침대와 함께 선물하는 등 환심을 사려는 듯한 행동을 보인 데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쿡 CEO는 애플 홈페이지에 게시한 직원 대상 서한에서 "작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환의 순간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는 회사를 대표하여 하는 인사가 아니라 나, 팀(Tim)을 대표하여 하는 말"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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