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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중동 원유 도입 정유·석화업계 한숨 돌려
중동 지나는 운송업계도 우려 완화…산업부 "위기 대응체제 유지"

지난 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자 중동 리스크가 미칠 파장을 우려해온 국내 산업계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합의를 발표한 단계로, 전쟁이 완전히 종료되지는 않아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이란을 선제 공습한 이후 사태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업계에서는 우려가 증폭됐다.
단기적으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와 운임 상승이 우려되는 가운데,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 무역, 물류 등 산업 전반에 직격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은 남았어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국내 산업계도 당장 일촉즉발 위기에서는 벗어났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에 앞서 추가 확전 우려가 완화하면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내렸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68.51달러로 전장 대비 7.2% 하락했다. 20일 종가와 비교하면 11.83% 떨어지며 급등세를 되돌렸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중동 원유를 들여오는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는 부담을 덜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작년 기준 71.5%로, 이 중 대부분인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수송된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되면 원유 수송 차질로 유가가 급등하고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어 국내 업계에 타격이 우려됐다.

다만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관련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작아져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도 내려서 일단 한숨 돌린 것은 맞지만 상황이 예측 불가능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을 거쳐 가는 국내 운송업계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우려를 상당 부분 덜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충돌이 길어지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가 올라 경영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일찍 종식돼 다행"이라며 "국내 항공사들의 외화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환율 내림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며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선박 안전과 운항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됐는데 휴전 합의로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완전히 안심하기엔 이른 듯하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이후 이란에서 철수한 건설업계는 현재 이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없다.
다만 이란에 파견 나가 있던 한 건설사의 실무자급 직원은 이란 공습 이후 제3국으로 피신했다가 현재는 복귀 여부와 시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상황실과 분야별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상황이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닌 만큼 실제 휴전 상황을 지켜본 뒤 후속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중동 사태를 통해 기존 비상대책을 점검하고 신속 대응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에너지, 무역, 공급망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즉각 대응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란 측은 현재까지 휴전에 대한 '합의'는 없으나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면 이란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아직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무력 충돌은 이스라엘이 현지시간 지난 12일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을 전격적으로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미군이 지난 21일 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공격한 뒤 이틀 만인 23일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에 나섰다.
(김동규 김아람 오예진 임성호 홍규빈 기자)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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