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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 한 언어에 전문가 50∼60명 참여…문화·감정까지 전달
'피지컬: 100' 멕시코판 첫 주 250만 시청…이탈리아판도 흥행

[촬영 유현민]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우리말로 '오빠'를 영어로 어떻게 옮길 수 있을까?"
가족이나 연인, 친한 연상의 남성을 두루 가리키는 이 표현은 영어의 단일 단어로 대체하기 어렵다. 장면에 따라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쓰거나 이름·친밀한 호칭으로 바꾸고, 말투와 억양으로 인물 간 관계를 전달해야 한다.
이처럼 자막과 더빙은 대사를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작의 감정과 문화적 맥락을 살려 해외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 '제2의 제작'에 가깝다.
◇ '피지컬: 100' 해외판 흥행…최대 32개 언어로 자막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넷플릭스는 15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자막·더빙을 비롯한 콘텐츠 현지화 작업과 전문 인력의 역할을 조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피지컬: 100'의 글로벌 확장 사례를 소개했다. 멕시코판은 공개 첫 주 250만 시청 수를 기록해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올랐고, 이탈리아판도 27개국에서 톱10에 진입했다.
한국 원작에는 16개 언어, 이탈리아판에는 13개 언어, 멕시코판에는 10개 언어의 더빙이 지원됐다. 세 버전 모두 최대 32개 언어의 자막이 제공됐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22개 파트너와 협업해 36개 언어의 더빙과 33개 언어의 자막을 제공할 수 있다. 더빙 제작에는 한 언어당 통상 50∼60명이 참여해 번역부터 연기, 녹음, 믹싱, 품질 검수까지 맡는다.
'피지컬: 100' 이탈리아판 더빙 영상[http://yna.kr/AKR20261015031251017]
◇ 대사 넘어 음악·서체까지 현지화…전문 인력 양성 협력
현지화 과정에서는 음악과 화면 구성도 대상이 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는 한국적 표현을 살리기 위해 음악감독과 번안가, 성우[458650]가 외국어 가사 번역과 녹음에 함께 참여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한국어 서체 디자인도 다른 언어에 맞춰 새로 제작했다.
르타트 시니어 디렉터는 "자막과 더빙은 부차적인 작업이 아니라 사실상 '제2의 제작'"이라며 자막은 시청자가 읽을 수 있는 시간 안에 대사의 핵심을 담아야 하고, 더빙은 성우의 연기를 통해 원작의 의미와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더르 반 데르 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와 제니 로스 미국·캐나다(UCAN)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도 한국 콘텐츠가 유럽과 북미에서 일상적으로 선택하는 시청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배우의 연기를 원어로 감상하려고 자막을 선택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기 위해 더빙을 선택하는 등 다양한 시청 방식에 맞춘 현지화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르타트 디렉터는 "넷플릭스 구독자의 80%가 K-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으며, 설문 응답자의 64%는 '한국 콘텐츠를 본 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매년 20편이 넘는 한국 작품을 제작하는 점을 들어 K-콘텐츠의 현지화 작업에 참여하는 인력이 1만명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촬영 유현민]
콘진원과 넷플릭스는 2024년부터 방송영상 제작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15∼16일 열리는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워크숍에서는 새로운 콘텐츠 형식의 현지화 동향과 영어 자막·더빙 제작, 해외 시장별 사례 등을 다룬다.
구경본 콘진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우수한 창작 역량과 함께 언어·문화의 장벽을 넘도록 돕는 전문 현지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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