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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제 "라디오 DJ는 오랜 꿈…정답 주는 대신 경청했죠"

입력 2026-09-27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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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수학 강사'로 활약하며 방송인·가수 거쳐 라디오 DJ로


EBS '경청' 진행한 지 1년 만에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명문대·성공이 전부 아냐…어떤 분야든 청춘 불태워보길"




EBS '청소년 소통 프로젝트 - 경청'을 진행하고 있는 정승제 강사

[E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하루 종일 수학 강의를 하다가 라디오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강의는 매분 매초 학생들에게 평가받는 일이지만, 라디오는 제 쉼터이기 때문이죠."


누적 수강생 1천만 명을 거느린 EBS와 이투스의 스타 수학 강사 정승제가 방송인, 가수에 이어 심야 라디오 DJ로 변신했다.


그가 지난해 9월부터 매주 월∼금요일 진행하는 EBS 라디오 '청소년 소통 프로젝트 - 경청'은 10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위로를 건네는 청소년 전문 프로그램이다.


특히 매주 목요일 EBS 국어 강사 윤혜정과 함께 입시·진로 고민이나 친구, 가족 문제 등 다양한 사연을 듣고 상담해 주는 '혜정X승제 크로스' 코너는 얼마 전 제53회 한국방송대상 생활정보 라디오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DJ 데뷔 1년 만에 일군 결실이다.


정승제는 최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초반엔 사연을 해결해 주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경청만 해줘도 위안이 된다는 반응에 힘을 얻어 더 잘 듣고 공감하려 노력 중"이라며 "윤혜정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의 고민에 안타까워하고, 해결해주고자 노력했던 진심이 닿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BS '청소년 소통 프로젝트 - 경청' 포스터

[E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부터 음원 발표까지 강사라는 틀을 벗어나 다채로운 경험을 해본 그였지만, 라디오 DJ는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오랜 염원이었다.


정승제는 "라디오 DJ가 어릴 적부터 꿈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유일한 취미가 라디오 DJ 흉내를 내는 것이었는데, 제의를 받고 정말 설렜다"며 "이미 일정이 많아 망설였지만 '여한이 안 남게 딱 6개월만 하라'는 주변 조언에 시작한 게 벌써 1년이 됐다"고 돌아봤다.


칠판 앞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달리 라디오 부스에서 그는 한없이 부드럽고 다정한 '생선님'(정승제의 별명)으로 통한다. '생선님'은 제자의 수학여행비를 대신 내주고도 혹시 상처가 되진 않을까 고민하던 동료 교사를 보고 자신은 '선생님'으로 불릴 자격이 없다며 붙인 겸손의 호칭이다.


1년 동안 마주한 사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환경이 어려운 청소년들의 이야기였다.


정승제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걱정된다거나, 어려운 형편 탓에 어머니가 일을 하러 나가셔야 해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사연들을 보면 어른보다 훨씬 낫구나 싶고, 어른으로서 참 부끄러워진다"며 "내가 겪어보지 못한 환경에서의 아픔에는 공감과 조언 모두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다만 삶의 태도에 대해서는 자주 조언했던 것 같아요. 수험 생활 중에도 점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떤 일이든 피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즐기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죠."




채널A '티처스3: 재수전쟁'의 정승제

[채널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 5일 라디오 생방송을 소화하면서도 기존에 해왔던 방송과 음악 활동도 쉼 없이 이어간다.


다음 달 첫 방송 되는 채널A '티처스 3: 재수 전쟁'을 시즌1부터 직접 기획한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행 학습 없이도 올바른 학습 방법만 있다면 누구나 성적을 올릴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음악을 향한 열정도 꾸준하다. 2020년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곡 발표를 시작으로 트로트 곡 발매, 방송인 정형돈과의 프로젝트 듀오 결성에 이어 최근에는 새 발라드곡 '언제쯤 사랑할 수 있을까'를 내놓았다.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2009년부터 17년째 공교육의 버팀목인 EBS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꾸준히 장학금으로 환원해 왔다.


정승제는 "학원 강사라는 직업은 사교육의 중심에 선 탓에 때론 사회악으로 규정돼 지탄받기도 했다"며 "EBS 건물에 들어설 때마다 고해성사를 드리듯 스스로 정화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장래를 고민하는 학생들을 향한 진심 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무조건 명문대에 가는 것도, 성공한다고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하루하루를 열심히 산다면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굳이 공부가 아니어도 좋으니, 어떤 분야든 푹 빠져서 청춘을 불태워 보길 바랍니다."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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