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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7번방의 선물' 등 인기 IP 활용…호러 거장과 협업 사례도
'현지화' CJ ENM, 베트남 흥행작 배출…"동남아 시장 성장, 새로운 기회"

필리핀 리메이크 영화 '7번방의 두 번째 선물'(왼쪽)과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베트남 영화 '굿 보이 곤 베스트' [뉴(NEW)·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 영화사들이 지식재산권(IP) 활용부터 현지 감독들과의 협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 '태양의 후예' 등 인기 IP 활용…리메이크 활발
27일 영화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국내 IP를 활용한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배급사 뉴(NEW)는 최근 촬영을 마친 인도네시아 영화 '태양의 후예 인도네시아'(가제) 기획·제작에 참여했다.
이 영화는 2016년 국내에서 방영된 송중기·송혜교 주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낯선 땅에서 군인들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원작 드라마는 국내 방영 당시 전국 기준 최고 38.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영화는 원작의 서사에 현지 정서와 배경을 입혔다. 국내 영화 '7번방의 선물'(2013)의 인도네시아 리메이크작을 연출한 하눙 브라만티요 감독과 인도네시아 국민 배우로 꼽히는 레자 라하디안이 합류했다.

[뉴(NEW)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 7월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공개된 인도네시아 영화 '폐병원 402호'도 국내 IP를 활용한 사례다.
'폐병원 402호'는 정범식 감독의 공포 영화 '곤지암'(2018)을 인도네시아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인도네시아 스트리머들이 한국의 폐병원에 가는 내용으로 원작과는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IP가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세계관을 확장한 사례도 있다.
필리핀에서 제작이 확정된 영화 '7번방의 두 번째 선물'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에서 제작된 '7번방의 선물' 속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2013년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은 인도네시아·필리핀·튀르키예 등에서 리메이크되며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 없던 속편이 만들어졌다.
'7번방의 선물' IP를 보유한 NEW는 "K-콘텐츠의 글로벌 프랜차이즈화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현지화 전략 택한 韓영화사…베트남 박스오피스 석권도
동남아 현지 창작자와 협업한 오리지널 IP로 제작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CJ ENM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 일환으로 일찍이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린 사업자다. 2011년 영화 '퀵' 배급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CJ ENM은 2014년부터 현지 언어와 배우로 기획되는 로컬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현지의 보편적인 감성을 담은 영화는 성과로 이어졌다.
CJ ENM의 베트남 법인 CJ HK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한 '더 하우스 오브 노 맨'(2023)은 2천20만달러(578만명)의 수익으로 당시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웠고, '마이'(2024)는 2천146만달러(643만명)를 거둬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마이'는 역대 흥행 2위, '더 하우스 오브 노 맨'은 3위에 올라 있다.
올해 베트남 연간 박스오피스에도 '피퐁: 블러드 데몬'(2위), '제로 미츠 히어로'(3위), '마쏘: 포비든 리츄얼'(4위) 등 CJ HK 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한 작품 3편이 상위권을 석권했다.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는 인도네시아 호러 거장으로 꼽히는 조코 안와르 감독과 손잡았다.
조코 안와르는 2017년 인도네시아 최고 흥행작 '사탄의 숭배자'를 만들고 2015년 '어 카피 오브 마이 마인드'로 베네치아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받는 등 흥행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은 감독으로 평가된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조코 안와르 감독의 호러물 '고스트 인 더 셀' 제작에 참여한 데 이어 '사탄의 숭배자: 오리진' 배급도 나선다.
'고스트 인 더 셀'은 다음 달 7일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성장하는 동남아로 눈 돌리는 영화사…"새로운 기회"
한국 영화사들의 동남아 시장 진출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관객 수는 8천726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9%(1천958만명) 증가했다.
올해 연간 관객 수가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연간 2억명이었던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예매하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동남아는 영화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젊은 인구 구조와 경제 성장 등에 힘입어 빠르게 커가는 시장 중 하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5년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해 관객 수는 7천120만명으로 전년보다 31.1% 증가했다.
동남아에서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국내 영화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NEW의 콘텐츠 유통 계열사인 콘텐츠판다 이정하 대표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국내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는 시기에, 검증된 IP로 공동 제작이나 리메이크를 해 부가적 수익을 창출해보자는 방향성을 갖고 접근했다"며 "오리지널 스토리가 많이 없던 상황에서 가족형 코미디인 '7번방의 선물' 등이 현지 수요와 맞아떨어지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영화사들의 동남아 시장 공략은 앞으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NEW는 공동 제작에 적극 나서고 CJ HK 엔터테인먼트는 현지의 오리지널 IP를 발굴해 다른 국가로 세계관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바른손이앤에이는 태국 최대 스튜디오 GDH와 기획을 논의하고 있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 글로벌 프로젝트장은 "지금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마침 동남아 시장이 경제·문화적인 측면에서 한국과 비슷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자연스럽게 그간 쌓아온 노하우나 IP를 활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회들을 보고 (사업을) 적극 확장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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