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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전부터 2017년 KS 우승 세이브까지 '잠실의 추억' 회상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만 있다면 내일 나가서 잠실구장 마지막 경기에 던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늘 지면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으니 오늘 끝내는 게 가장 좋습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베테랑 왼팔 투수 양현종(38)이 20년 정든 서울 잠실구장과의 작별을 앞두고 개인의 등판 욕심보다 팀의 조기 플레이오프(PO) 확정을 먼저 바랐다.
양현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잠실구장에 얽힌 추억과 4차전 선발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안방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은 KIA는 이날 승리하면 3전 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 경우 4차전 선발로 내정된 양현종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휴식을 취하게 된다.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4회초 2사 1루에서 LG 구본혁을 삼진 처리로 이닝을 마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10.12 iso64@yna.co.kr
동시에 재건축에 들어가는 현재의 잠실구장에서 공을 던질 마지막 기회도 사라진다.
경기 전 외야에서 몸을 풀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는 양현종은 "오늘 아니면 내일이 선수로서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20년 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며 "프로 데뷔 첫 등판을 한 곳도 잠실이고, (2017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 지으며 내 야구 인생의 첫 세이브를 기록한 곳도 잠실"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임시 구장을 거친 뒤 이곳에 새로운 돔구장이 지어졌을 때는 아마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추억은 애틋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양현종은 시리즈가 3차전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철저하게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1회 역투하고 있다. 2026.10.12 mhk0226@yna.co.kr
양현종은 "처음 4차전 선발 통보를 받았을 때 솔직히 부담이 컸다. LG가 워낙 좋은 팀이라 2승 1패나 1승 2패 상황에서 4차전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그런 부담스러운 자리를 젊은 투수들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 베테랑으로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 끝나면 가장 좋겠지만, 나는 무조건 내일 경기가 열린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치지 않고 준PO에 직행해 여유 있게 시리즈를 풀어가는 데는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44번째 경기에서 5이닝을 버텨낸 양현종의 역할이 컸다.
그는 "지면 와일드카드로 떨어지는 그 경기가 개인적으로는 한국시리즈보다 더 부담스러웠다"며 "처음부터 5이닝만 생각하고 1구마다 온 힘을 짜내 전력으로 던졌다. 평소 같으면 6회에도 올라가고 싶다고 했겠지만, 5회를 마친 뒤 코치님께 먼저 '이제 힘이 없으니 나보다 공이 좋은 불펜 투수가 나가는 게 낫다'고 말씀드렸다. 올 시즌 가장 뿌듯하고 팀에 보탬이 됐다고 느낀 경기였다"고 했다.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6.9.5 iso64@yna.co.kr
시즌 초의 낮은 평가를 뒤집고 가을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후배들을 향해서는 대견함과 동시에 신중함을 당부했다.
양현종은 "야구팬의 시선으로 봐도 우리 후배들이 편견을 깨고 정말 잘하고 있어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면서도 "아직 준플레이오프가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끼리도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고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당장 눈앞에 있는 오늘 경기 하나에만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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