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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는 컨테이너, 오지 않는 셔틀버스…국가 잘못 틀고 도요토미 논란까지
망가진 아시아 대축제에 고민하는 OCA, 도하 아시안게임 2031년 개최 가능성

(나고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숙박·수송·생활 및 훈련 환경 등에서 불거진 각종 운영 문제에 관해 "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수송과 관련한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24일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 앞 셔틀버스 정류장 모습. 2026.9.24 seephoto@yna.co.kr
(나고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숙소와 수송, 훈련, 경기 환경 등 운영 전반에서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낸 대회였다.
각국 선수단은 대회 기간 내내 불편과 고통을 호소했으나 대회 막판까지 뚜렷한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우려는 개막 전부터 나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을 위해 별도의 선수촌을 짓지 않고 선수단 숙소를 컨테이너 임시 선수촌, 크루즈선, 호텔 등에 분산했다.
수영 종목을 도쿄에서 치르는 등 나고야에서 멀리 떨어진 경기장에서도 다수 종목을 열었다.
대회 시설과 선수단 숙소가 여러 지역에 흩어진 만큼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꼼꼼한 준비가 필요했으나, 조직위원회는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문제는 선수단 입국 과정부터 시작됐다. 한국, 중국, 인도, 태국 등 여러 나라 선수단은 입국 과정부터 적게는 수 시간, 길게는 10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시스템 등록 과정에 문제가 발생해 수많은 선수가 공항 등에서 발이 묶였다.
일부 선수들은 공항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할 정도였다.

(나고야=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 하루 전인 18일 일본 나고야항 선수단 숙소 인근 광장에서 열린 웰컴 세리머니에서 조직위 운영 미숙으로 행사가 1시간 30분 가량 지연되자 조직위 관게자가 취재진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북한을 포함한 각국의 입촌식 참석 대표단도 먼저 예정됐던 시간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한 채 별도 대기 공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추가로 기다려야 했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3시가 다 돼서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측과 연락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고만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2026.9.18 dwise@yna.co.kr
개막 후에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가 잇따랐다.
논란이 됐던 컨테이너 숙소는 침대가 지나치게 작고 물이 새는 등 각종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크루즈선 숙소에서는 조직위가 남녀를 한 방에 배정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일까지 벌어졌다.
무엇보다 수송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일본과 결승전 당일 오전에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훈련하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해야 했고,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야구대표팀, 남자 배구 대표팀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특히 남자 배구 대표팀은 셔틀버스가 엉뚱한 곳으로 향해 훈련이 무산되기도 했다.
조직위는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타야 할 버스에 파키스탄 대표팀을, 파키스탄 선수단이 타야 할 버스에 한국 선수를 태웠다며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내놨다.
수송 문제로 경기 시간이 지연되는 일까지 빈번하게 벌어지자 대회 조직위원회는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나고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둔 17일 일본 나고야항 인근에 조성된 컨테이너형 목조 조립식 숙소 단지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대회 참가인원이 애초 계획했던 1만5천명을 넘어 1만7천명으로 증가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4천명), 나고야항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2천명), 그리고 수영·승마가 열리는 도쿄를 포함한 시내 일반 호텔에 선수단을 쪼개어 수용하기로 했다.2026.9.17 ksm7976@yna.co.kr
정치적인 이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직위는 크루즈선 숙소 접안 기념행사에서 아이치현 출신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분장한 인물을 내세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동아시아의 평화를 해친 인물이다.
대한체육회는 아시아 화합을 위한 대회 환영 행사에 침략자를 내세웠다며 항의했다.
조직위는 대만과 일본의 야구 경기를 앞두고는 경기장 앞에 욱일기와 대만 청천백일만지홍기의 반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으나 일본 내 우익세력들이 반발하자 이후 욱일기 반입 금지 조처에 사과문을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남자 하키 한국과 방글라데시 경기를 앞두고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를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황당한 사고까지 발생했다.

(나고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4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회 전반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24 seephoto@yna.co.kr
연일 각종 문제가 발생하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그동안 선수와 임원으로 많은 국제대회에 다녔으나 이처럼 문제가 많은 대회는 처음"이라며 "ABC 등급을 매기자면 낙제점인 F급"이라고 비판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파행적으로 운영된 배경엔 극단적인 비용 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치현과 조직위는 대회 흥행과 충분한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중앙 정부의 넉넉한 지원을 받지 못하자 대회 곳곳에서 비용을 줄였다.
단체전 예선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메달을 수여하지 않을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는 아시안게임의 운영 방식과 위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아시안게임의 떨어진 권위와 위상, 흥행,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OCA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시안게임 개최 시기를 기존 짝수 해에서 홀수 해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시안게임을 하계 올림픽 직전 해에 개최해 일부 종목을 올림픽 예선으로 활용하면서 정상급 선수들의 출전을 유도해 대회의 관심도와 흥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2030년으로 예정된 카타르 도하 하계 아시안게임이 1년 뒤인 2031년에 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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