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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빈·장상원·최민규와 카약 4인승 500m 종목서 한국 역대 첫 금메달 수확
개인 통산 3호 아시안게임 금메달…25일 K2 500m 출전해 다관왕 정조준

[로이터=연합뉴스]
(나고야=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중국 팀에 항상 졌거든요. 중국이 '당연히 자기들이 금메달이겠구나' 하고 안심한 허점을 노렸어요."
1.530초. 짧고 깊게 숨을 한 번 들이마시는 정도의 찰나지만, 전력을 다해 물살을 가르는 카누 스프린트에서는 배 한 척의 간격이 벌어지는 꽤 큰 차이다.
전날 예선 경기 기록만 놓고 보면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딱 이 정도였다.
하지만 결승에서 한국은 방심한 중국의 허점을 날카롭게 찔렀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누의 꽃' 남자 카약 4인승(K4) 500m 결승에서 0.255초 차의 짜릿한 대역전극으로 중국을 따돌리고 한국 카누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카누의 '간판' 조광희(32·울산광역시청)는 24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호 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누 스프린트 남자 K4 500m 결승에서 김효빈, 장상원, 최민규와 팀을 이뤄 1분 22초 587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나고야=연합뉴스) 24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호 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4인승 500m 결승에서 1분 22초 58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스프린트 대표팀 조광희, 김효빈, 장상원, 최민규가 시상대에 올라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6.9.24 [대한카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이 수확한 9번째 금메달이자, 베테랑 조광희 개인에게도 통산 3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경기 후 숙소로 돌아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조광희는 "그동안 1인승 종목에서 우승했을 때는 나 혼자만 메달을 따다 보니 빈손인 동료들 앞에서 기뻐하기가 머쓱해 속으로만 삼켰다"며 "이번엔 넷이 다 같이 딴 금메달이라 마음껏 환호했다. 하도 소리를 질렀더니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라며 웃었다.
이어 "원래는 혼자 타서 혼자만 잘하면 됐는데, 다인승을 타고 난 뒤로는 다른 팀원들의 컨디션이나 이런 것들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도 서로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니 혼자일 때보다 함께일 때 더 강하고, 그래서 이번 메달이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원래 주력 종목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요하는 남자 카약 1인승(K1) 200m였다.

(하남=연합뉴스) 조광희(21·울산시청)가 29일 하남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1인승 200m 결승에서 35초46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뒤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조광희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천인식이 남자 카약 1인승 1,000m, 카약 2인승 500m, 카약 2인승 1,000m에서 3관왕에 오른 이후 24년 만에 한국의 아시안게임 카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14.9.29 utzza@yna.co.kr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항저우 대회부터 K1 200m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변수를 맞았고, 이후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다인승 종목으로 눈을 돌려 기어코 한국 카누의 새 역사를 썼다.
네 선수가 완벽한 밸런스로 호흡을 맞춰 비약적인 속도를 내는 '카누의 꽃' K4 종목에서 한국이 아시아 정상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 아시안게임 K4 500m에 출전했던 조광희는 각각 카자흐스탄과 중국에 밀려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조광희는 "그래도 늘 중국과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 이번에도 앞서 열린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가 항상 졌기 때문에 중국은 당연히 자신들이 우승할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게 오히려 방심하게 만든 것 같다"고 짚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전날 예선 2조 경기에서 한국은 1분 25초 383을 기록해 조 1위를 차지했지만, 예선 1조 1위였던 중국(1분 23초 853)의 기록보다는 1.530초 뒤처져 있었다.
조광희는 "우리끼리 '1.5초 정도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계속 되뇌었다"며 "기대 반, 체념 반으로 나선 결승이었는데 막상 이기고 나니 우리가 당연히 금메달을 딸 자격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리 내 웃어 보였다.
19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조광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겨왔다.

[신화=연합뉴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K1과 K2 200m에서 나란히 준결승에 올랐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K1 200m 준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조광희는 "나이가 들며 카누를 오래 하다 보니, 앞으로 한국 카누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이 든다"며 "이렇게 K4 종목 첫 금메달이라는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통산 세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한 조광희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신화=연합뉴스]
그는 25일 김효빈과 다시 한번 짝을 이뤄 남자 카약 2인승(K2) 500m 결승에 출전해 다관왕을 정조준한다.
조광희-김효빈 조는 전날 열린 K2 500m 예선 1조 경기에서 1분 33초 250을 기록, 일본(1분 32초 899)에 불과 0.351초 뒤진 조 2위로 파이널 A 진출을 확정 지었다.
조 2위였지만, 예선 2조 1위로 통과한 카자흐스탄(1분 36초 181)보다 3초가량 앞선 훌륭한 성적이었다.
조광희는 "충분히 메달권이지만 다들 기록 차이가 크지 않아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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