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2년 만의 정상 탈환 이끄는 이현중 뒤엔 농구 '레전드' 출신 '쿨'한 엄마
LA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현중이 아닌 대한민국 농구단 믿어요"

(나고야=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한민국 대 이란 4강전. 승리한 대한민국의 이현중이 생각에 잠겨있다. 2026.9.18 eastsea@yna.co.kr
(나고야=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한국 농구 '역대 최고의 재능'을 길러낸 비결은 어쩌면 건강한 거리감에 있는지도 모른다.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맹활약 중인 '에이스' 이현중과 어머니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를 보면 그렇다.
연일 아들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농구 '레전드' 출신인 성 이사는 한발 물러서서 담담하게 아들의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
일본 현지를 찾는 대신 한국에서 중계방송으로 아들의 경기를 챙기고 있다는 성 이사는 그래도 금메달 현장을 놓치는 건 아쉽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가볍게 웃어넘겼다.
"에이, 요즘 집에서 TV 틀어놓고 보면 얼마나 좋은데요. 뭘 굳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농구의 '핵심' 이현중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끈질긴 수비를 무력화하는 시원시원한 외곽포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는 데 앞장섰다.
이제 한국은 20일 일본의 문턱만 넘으면 '금빛 피날레'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한국 농구의 운명적인 결승전을 하루 앞둔 19일 전화로 성 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들의 도전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믿음이 있어 여유롭다.

(나고야=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한민국 대 이란 4강전. 한국 이현중이 3점 슛을 하고 있다. 2026.9.18 hwayoung7@yna.co.kr
성 이사는 "처음에는 조금 마음을 졸이면서 지켜봤는데, 이제 걱정은 기우라는 생각이 든다"며 "현중이가 팀 내에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고, 금방 또 그 답을 찾아내 즐기면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고 대견해했다.
성 이사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농구 은메달을 이끈 '레전드 센터' 출신이다.
남편 역시 삼일고 감독으로 하승진을 길러낸 농구인 이윤환씨로, 이현중은 이들 부모의 농구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성 이사는 "제가 선수 시절에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지체 없이 빠르고 정확한 첫 패스를 찔러 넣는 '아웃렛 패스' 능력을 많이 칭찬받았다"며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현중이가 코트에서 그대로 하는 걸 보면 유전자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어 보였다.

(나고야=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한민국 대 이란 4강전. 한국 이현중이 슛을 하고 있다. 2026.9.18 eastsea@yna.co.kr
이어 "성격도 저를 닮아 애교가 없다 보니 우린 서로 '쿨'한 사이다. 잘한 날에는 '오늘 이현중답게 잘했네' 한마디 해주고, 저도 선수로서 경험한 게 있으니 경기가 안 풀린 날에는 현중이가 얼마나 속상해할지 헤아려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쿨'한 사이라는 성 이사의 설명답게, 그는 아들의 활약에 고무된 기색 전혀 없이 '대한민국 농구'를 응원하고 있었다.
아들의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첫 질문에도 그는 '아들 개인'이 아닌 '팀'을 먼저 이야기했다.
성 이사는 "장재석, 이승현 등 큰형들이 서포트를 잘해주며 바람막이 역할을 했는데, 8강전부터 최준용이 들어오니까 비로소 완전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짚었다.

(나고야=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한민국 대 이란 4강전. 한국 이현중이 탭인 성공 후 포효하고 있다. 2026.9.18 hwayoung7@yna.co.kr
그는 "현중이가 문자로 '준용이 형이 왔어'라고 말했는데, 마음에 안정감이 생긴 게 느껴졌다"며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내가 막혀도 다른 형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니까 한결 홀가분하게 집중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금메달 가능성을 묻는 말에도 담백하게 답했다.
"딸 것 같다"고 단언한 성 이사는 "직감보다는 믿음에 가깝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중이를 믿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을 믿는다"며 "실력 있는 선수가 많고 중심을 잡아줄 형들도 있다. 감독의 선수 파악도 끝났고, 현중이가 안 터져도 이정현이나 이우석, 최준용이 해줄 것이다. 장재석이 뒤에서 한 번 더 힘을 내주고, 이승현이 든든하게 스크린을 걸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고야=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한민국 대 이란 4강전. 한국 이현중이 3점 슛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2026.9.18 eastsea@yna.co.kr
이현중이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어머니와 더불어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쓴다.
그러나 성 이사는 막상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저도 운이 좋았고, 현중이도 좋은 시대에 훌륭한 동료들을 만나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영광스럽기는 하지만, 제가 땄던 금메달을 자식이 딴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느끼진 않아요."
마침내 대망의 결승전. 코트에 나설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건조하지만, 든든한 '농구 선배'의 대답이 돌아왔다.
"파울 관리를 잘하고, 끝까지 코트에 남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텃세(홈콜)도 심할 테고, 상대 팀 감독이 현중이를 아주 잘 아는 만큼 견제도 매섭겠죠. 하지만 다른 동료들이 잘 풀어낼 테니, 흔들리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파울아웃 당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고야=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한민국 대 요르단 8강전. 한국 이현중이 수비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2026.9.16 saba@yna.co.kr
coup@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