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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㉛럭비 이진규

입력 2026-09-16 07: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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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대회 은메달 주역, 일본·홍콩 '양강 구도'에 도전장…"이번엔 꼭 금메달"


"체격 열세는 변칙 플레이로 만회…한 끗 비틀어 승부 볼 것"




럭비 선수 이진규

[현대글로비스 구단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귀화 선수가 즐비한 홍콩, 막대한 투자와 인기를 등에 업은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 럭비의 출발선은 한참 뒤처져 있다.


하지만 대표팀이 내세우는 무기는 확실하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체격 조건은 특유의 기민한 임기응변으로 만회하고, 척박한 인프라의 한계는 꺾이지 않는 투지와 열정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인 럭비 대표팀 주장 이진규(32·현대글로비스)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럭비 강국들에 비해 여러모로 열세에서 시작하는 도전자의 입장이지만,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며 해낼 자신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 당찬 출사표 이면에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숨어 있다.


가뜩이나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혹독한 종목인데, 한국 럭비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을 하나 더 안고 그라운드에 선다.




한국 럭비 국가대표팀 주장 이진규

[대한럭비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인 7인제 럭비를 소화하기 위해, 평소 15인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일제히 '체질 개선'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콩이나 일본은 7인제와 15인제 국가대표가 별도로 나뉘어 있지만, 저변이 부족한 한국은 사실상 같은 선수들이 두 종목을 번갈아 소화해야 한다.


같은 '럭비'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어도 7인제와 15인제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15인제는 육중한 체격으로 스크럼을 짜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파워 플레이가 주를 이룬다.


반면, 똑같은 크기의 넓은 경기장을 절반도 안 되는 7명이 누벼야 하는 7인제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쉴 새 없이 공수를 오가는 심폐지구력이 성패를 가른다.




어디로 가나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범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결승전에서 한국과 홍콩 선수들이 공중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23.9.26 minu21@yna.co.kr


이진규는 "15인제 체질을 7인제로 전환하는 데 적어도 3∼4개월이 필요하지만, 15인제 리그를 소화하다가 소집된 뒤 갑작스럽게 몸을 맞추려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7인제에 맞춰 완벽하게 몸이 잡혀있는 홍콩, 일본을 상대로는 어쩔 수 없이 시작부터 열세를 안고 맞붙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15인제를 뛸 때는 체중이 95㎏ 정도지만, 7인제에 맞추려면 86㎏까지 빼야 해 10㎏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근육량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감량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근육도 함께 빠지는 '나쁜 다이어트'를 감수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렇듯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지만, 이진규는 강호들에 대적할 '확실한 무기'가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는 홍콩이나 일본에 비해 변칙적인 플레이에 강하다"며 "체격과 인프라의 열세 탓에 정석대로 맞붙어서는 이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 끗씩 비틀어 상대가 예상치 못한 전술을 꺼내 들어야 승산이 있고, 현재 그런 전술을 철저히 준비해 우리만의 무기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얼굴들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범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오른쪽에서 세번쩨)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9.26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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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항저우 대회 은메달의 주역인 이진규는 당시만 해도 막내급이었지만, 어느새 팀을 이끄는 베테랑이자 주장으로 성장했다.


베테랑들이 물러나고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며 세대교체에 나선 한국 럭비 대표팀은 명단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합을 맞추는 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진규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아직 위기 대처 능력이 다소 부족하고, 손발을 맞춘 기간이 짧아 팀워크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남은 준비 기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대한 서로 소통하며 끈끈한 '원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확연히 젊어진 연령대가 가져다주는 강점도 뚜렷하다.


직전 항저우 대회에서 사실상 베테랑 형들의 마지막 무대를 은메달로 아쉽게 장식했던 한국은 이제 젊은 피를 수혈해 한층 에너지가 넘친다.




럭비 국가대표 이진규

[현대글로비스 구단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진규는 "지난 대회는 국가대표로 10년씩 헌신했던 형들의 사실상 은퇴 무대였다. 당시 형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뛰어났지만, 결승전 등 고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체력적 한계가 노출되기도 했다"며 "이번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만큼 체력과 에너지 면에서는 한층 강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시안게임 럭비 종목은 대회 막바지인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다.


이진규는 마지막으로 "럭비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선수들끼리 싸우는 건가?' 오해하실 정도로 터프하고 거친 종목"이라며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온몸을 던질 선수들의 거친 육탄전에 꼭 한 번 주목해달라"고 당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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