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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레저] 피클볼 월드컵

입력 2026-08-25 1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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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볼 패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축구나 야구만 월드컵이 있는 것이 아니다. 피클볼도 월드컵이 있다.



9월 첫째 주 베트남의 휴양도시인 다낭에 세계 80여개국에서 4천여명의 피클볼 플레이어가 몰려든다.


이른바 '피클볼 월드컵 2026'이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도 오픈, 시니어, 마스터, 주니어 디비전에 선수와 코치진 등 40명이 참가한다.


선수는 순수 동호인들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제대회 입상 경력도 있다.


초등학생부터 포함된 주니어 디비전 선수들은 매주 단체 훈련하는 등 의욕이 남다르다.


아이들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하려는 '피클볼맘&대디'들의 열성도 대단하다.





피클볼 전용코트에서 꿈나무들을 지도하는 코치[사진/제이필드 제공]


피클볼은 1965년 미국 시애틀에 사는 세 명의 아빠가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뒷마당의 낡은 배드민턴 코트에서 벌인 놀이에서 시작됐다.


배드민턴 네트를 바닥까지 낮추고 탁구 라켓으로 구멍 뚫린 플라스틱 공을 치고받은 것이 게임의 시초였다.


미국의 피클볼은 1984년 아마추어피클볼협회가 조직된 뒤 1990년대 이후 50개 주 전역으로 확산해 현재 동호인은 2천500만∼3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클볼은 미국이 산실이지만, 월드컵은 2023년 페루 리마에서 처음 시작됐다.


페루 국적의 한 자매가 미국 오픈대회에 참가했다가 월드컵을 고안해냈다.


첫 월드컵에는 14개국이 참가해 3개 조로 진행했지만, 작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3회 대회에서는 68개국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올해 월드컵은 앞선 대회의 규모를 훌쩍 넘는다.





베트남 다낭에서 피클볼을 즐기는 현지 동호인들[사진/이동경 기자]


베트남의 도시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될만한 이유가 있다.


베트남의 피클볼 인구는 1천만명이 넘는다. 그야말로 피클볼은 베트남에서 '핫'(hot)하다.


작년 9월 미국의 피클볼 프리미어리그인 PPA투어 아시아시리즈가 다낭에서 열렸을 때 한 경기장의 입장객 수가 8천명에 달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베트남의 주요 도시인 하노이와 호찌민은 매년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을 초청해 PPA투어 아시아시리즈를 개최한다.


다낭은 한국인들에게 '경기도 다낭시'라고 할 만큼 친숙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베트남 다낭의 관광지인 바나힐의 골든브릿지[사진/이동경 기자]


피클볼 월드컵은 비공식 국제대회의 성격이다. 스포츠 마케팅기업 등이 이벤트 형식으로 조성할 수도 있다.


미국이 2010년 국제피클볼연맹(IFP)을 설립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처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식으로 인정한 기구는 아니다.


피클볼 월드컵은 올림픽 같은 전통의 대회가 아니라 신흥 스포츠 이벤트 성격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아시아권 대회에 참가하거나, 시니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국내 피클볼 1세대들도 있었다.


그러나 초등생부터 60대 시니어까지 포함된 팀을 꾸려 형식상 국가 대항전에 참가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항공, 숙박비를 포함해 대회 참가비까지 대부분 자가 부담하면서 말이다.





지난 7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아시아오픈피클볼대회 시니어여자단식에서 우승하면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김온숙 온쌤아카데미대표(왼편사진 가운데). 2019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피클볼대회에 출전한 박광호(오른쪽에서 세번째)안산대 교수 등 일행.


국내 스포츠 동호인들 사이에 피클볼은 아직 이름조차 낯설다


베트남처럼 폭발적인 추세는 아니지만, 수도권 등의 피클볼 동호인 확산세는 뚜렷하다.


서울 인근에 전용 코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각 시도에 클럽이나 협회 결성도 활발하다.


지역의 각급 학교 체육관이나 복지관 등의 코트를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테니스·배드민턴·탁구 라켓과 피클볼 패들 [피클볼 카페 '피클볼 메거진'의 회원 필명 '살아보니' 제공]


피클볼은 배드민턴과 테니스, 탁구의 요소가 결합한 형태다.


테니스 등의 동호인들이 체력 안배 등의 이유로 피클볼로 '전향'하는 사례들이 많다.


손자뻘 되는 초등생과 할아버지뻘인 시니어가 한 코트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종목이다.


피클볼은 단절된 세대를 이어주는 생활체육형 스포츠다.


피클볼이 올림픽에 시범종목으로 등장할 날을 기대해본다.


다낭으로 가는 꿈나무들이 한국 피클볼의 기대주로 크고, 언젠가 '레전드'가 될 날을 상상해본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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