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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할 이유 있나요, 완주면 됩니다"…90세의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26-08-23 0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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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 전국가대표, 77세 '할아버지 우사인 볼트'…기록보다 뜨거운 '인생 레이스'


평범해서 특별한 대구마스터즈육상 선수들에 들어보니…"뛰는 것만으로 좋아"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박세진 기자 = 기록과 순위보다 도전 자체가 빛나는 특별한 레이스가 대구에서 펼쳐지고 있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선 60년 만에 다시 트랙에 선 국가대표 출신 78세 선수부터 100m를 15초대에 주파하는 77세 동호인까지 나이를 잊은 참가자들이 뜨거운 질주를 이어갔다.


국내 최고령 참가자인 90세 김명락 씨도 23일 100m 출전을 앞두고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넘어지지 않고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한때의 기록보다 지금도 달릴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끝까지 완주하려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선수들의 도전이 경기장을 감동으로 채우고 있다.




육상 국가대표 출신 임을용 씨의 '멈추지 않는 도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2일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에서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임을용(78) 씨가 100m 종목에 출전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8.22 psjpsj@yna.co.kr


400m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임을용(78) 씨는 전날 100m 종목에 출전한 뒤 "뛰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나"라며 "기록은 옛날에 많이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씨는 "육상 대회에 참가한 것은 60여 년 만의 일"이라며 "내가 제일 잘하는 400m 종목이 남아 있는데 등수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태릉선수촌에 처음 입소한 국가대표 선수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육상 심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대한체육회 원로위원을 맡고 있다.


임 씨는 이어 "대구가 국제 육상도시로 지정돼 있지 않나"라며 "앞으로도 육상인이 더 많아지고 우리나라 육상이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민등록상 1948년생인데 호적 등록을 늦게 해서 사실은 1944년생이다"라며 "한 살, 한 살 차이가 큰 데 오늘은 동생들하고 뛴 거다"라고 웃음 지었다.




100m 15초대 주파한 도도환 씨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2일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에서 도도환(77) 씨가 100m 종목에 출전해 15.63초 기록을 낸 뒤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8.22 psik@yna.co.kr


77세 육상 동호인 도도환 씨도 같은 날 100m 종목에서 전력을 다해 뛰었다. 그의 100m 기록은 15.63초.


도 씨는 100m를 15초대에 주파해 국내 육상 동호인들 사이에서 '할아버지 우사인 볼트'로 불린다.


그는 "70대부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는데 참 재미가 있다"며 "지난 4월 김해에서 열린 전국생활체육대전에서 100m, 200m 종목에 출전했는데 성적이 잘 나와서 이번 세계 대회에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순수한 아마추어다. 누구의 지도를 받지 않고 스스로 훈련한다"며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25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 씨는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며 "순위는 상관이 없다. 젊으면 좀 빨리 속도를 낼 것이고 나이를 먹으면 조금씩 뛰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명락 씨를 위해 딸 김경옥 씨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포스터

[김경옥 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국내 최고령 참가자 90세 김명락 씨는 딸 김경옥(58) 씨의 출전 권유로 이번 대회에 함께 참가했다.


딸은 아버지의 심장 건강을 생각해 포환던지기를 추천했지만, 아버지 선택은 100m 도전이었다.


김명락 씨는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1등을 할 이유는 없다. 3등, 4등을 해도 괜찮다"며 "힘껏 달려가서 넘어지지 않고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에 있는 달력에 출전 날짜를 표기해놓고 수시로 확인할 정도로 대회 출전을 기다려왔다.


김 씨는 평소 꾸준히 운동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점심과 저녁을 적게 먹고 최소 30분 이상 집 근처 체육공원에 가서 걷거나 컨디션이 좋으면 뛴다"며 "이웃들과 달리기 시합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주고등학교에 다닐 때 육상 선수였다. 야구도 하고 축구도 잘했다"며 "이후에 경찰관 생활을 하면서도 운동은 꾸준히 해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딸 김경옥 씨는 아버지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될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psjpsj@yna.co.kr


ps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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