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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가 잡지 못하는 것 보고 정말 기뻐"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승리의 기쁨에 젖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물통에 물을 담아 하나둘 그라운드로 나오자 방송 인터뷰 중이던 백업 포수 박재엽(20)의 눈빛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연장 10회초 2타점 결승타를 친 자신에게 물을 뿌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섞인 듯했다.
하지만 '물벼락'의 주인공은 KBO리그 첫 승리를 거둔 아시아 쿼터 투수 이이무라 쇼타였다.
방송 인터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재엽은 "저한테 뿌릴 줄 알고 긴장했는데 아니었다"며 "투수 형들이 이이무라 투수를 챙겨주려고 물을 담아서 나오는 걸 보고서 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지난해 롯데에 입단한 박재엽은 2군에서 뛰다가 포수 손성빈이 예비군 훈련 때문에 잠시 말소되자 특별 엔트리로 1군에 올라왔다.

[촬영 이대호]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8회 교체 출전해 3번 타자 자리에 배치됐다가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1, 2루에서 타석을 맞이했다.
그는 이영하의 낮은 공을 툭 쳤으나 빗맞은 느낌에 고개를 잠시 숙였으나 절묘한 바가지 안타로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불렀다.
타석에 들어설 때만 해도 박재엽은 자신에게 타격 기회가 올 줄 몰랐다.
교체 투입 당시 9번 타순인 줄 알았으나 전광판에 3번 타자로 표기된 것을 보고 "나까지는 순서가 오지 않겠다"고 짐작했다.
박재엽은 "(투입됐던 8회말에) 이기고 있어서 코치님도 장비만 차고 있으라고 하셨는데, 연장전에 돌입하며 기회가 왔다"며 "2사 후라 삼진을 당하면 흐름이 바뀔 수 있어 벤치의 주문대로 공을 맞히는 데만 신경 썼는데 운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빗맞은 타구에 대해서는 "1루 베이스도 보지 않고 공만 보고 뛰었다. 야수가 잡지 못하는 걸 보고 너무 기뻤다"고 데뷔 첫 결승타의 순간을 떠올렸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전 포수 손성빈의 예비군 훈련 참가 덕분에 특별 엔트리로 1군에 합류한 박재엽에게 이번 무대는 소중한 기회이자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다.
그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무실점으로 막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타석에서도 정타가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짚었다.
수비 보완을 위해 5회가 끝나면 불펜으로 이동해 계속해서 투수들의 공을 받으며 감각을 익히고 있다.
손목 부상으로 개막 후 재활군에 머물렀던 박재엽은 "재활하면 운동량이 적어 살이 찔 수밖에 없으니 러닝을 최대한 열심히 뛰려고 노력했다. 코치님들도 코어가 좋아지고 열심히 뛴다며 알아봐 주셨다"고 말했다.
기존 1군 선수들이 돌아오면 다시 2군으로 내려가야 할 가능성이 크지만, 박재엽은 씩씩하게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다시 내려간다고 해도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빨리 1군에 올라와 백업 역할을 하고 싶다"며 "저도 부산 사람이니 롯데가 가을야구에 가는 걸 직접 보거나 내 손으로 직접 이끌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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