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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홍성찬 교수,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 특성 분석
홍명보호, 공인구 '방향 세팅+고지대 효과' 이점 살려야

(영종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8일 사전 훈련 캠프가 차려지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6.5.18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4패널 구조의 트리온다는 방향 의존성이 강해 선수들의 킥 세팅과 골키퍼의 신중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사용할 공인구 '트리온다'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해발 1천571m 고지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르는 홍명보호의 전술 마련에 도움을 줄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서울여대 스포츠운동과학과 홍성찬 교수는 일본 쓰쿠바 대학교의 아사이 다케시 교수와 함께 공인구를 연구한 논문 'FIFA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의 표면 방향에 따른 항력 위기 및 비행 반응'을 최근 발표했다.
홍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트리온다는 단 4개의 대형 패널로 구성됐다. 패널 수가 적을수록 각 패널이 차지하는 표면적이 커지고, 어떤 면이 전방을 향하느냐에 따른 공기역학적 특성 차이가 극적으로 커진다"라며 "이것이 트리온다가 이전 공인구들보다 훨씬 강한 방향 의존적인 공기역학적 특성을 보이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패널 수가 많았던 이전의 공인구들은 표면 특성이 방향과 관계없이 비교적 균일했다"라며 "트리온다의 4패널 구조는 방향 의존성이 매우 강해 선수들의 킥 세팅과 골키퍼의 판단이 결과에 훨씬 크게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고지대에선 공기 밀도가 해수면보다 감소해 킥에 따른 볼의 비거리와 골대 도달 높이가 크게 달라진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해발 2천500m를 기준으로 공기 밀도는 20% 감소하고, 그에 따라 킥의 비거리는 1.7∼3.5m 늘어난다. 여기에 골대 도달 높이는 0.17∼0.35m 상승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르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은 해발 1천571m 고지대다.

[홍성찬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 교수는 트리온다의 특성을 고려해 '대표팀이 활용해야 할 플레이' 5개를 제시했다.
그는 트리온다의 4패널 구조로 인해 무회전 슈팅의 너클볼(흔들리는 궤적) 효과가 이전 공인구보다 강해진 것에 주목했다. 특히 프리킥에서 볼의 세팅도 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킥에 앞서 볼의 B-90도 면(Y자 이음새 교차점)이 정면으로 향하도록 세우고 차면 임계 속도 구간(진동이 급격하게 커지는 지점)에서 궤도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며 "방향별 횡력(수평으로 작용하는 힘) 차가 커져 골키퍼가 볼의 진행 방향을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고 전했다.
해발 1천500m에선 볼의 발사 각도를 15도 정도로 유지해 크로스바 아래를 겨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공이 더 빠르게 날아오고 감속도 느려 골키퍼의 반응 시간이 떨어진다. 골대 도달 높이가 해수면보다 높아지므로 발사 각도를 반드시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해발 1,500m를 기준으로 공기 저항이 10% 정도 낮아짐에 따라 중거리 슈팅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해수면 기준 25m 유효 슈팅 거리를 가진 선수는 고지대에서 동일한 볼 속도로 28∼30m까지 보낼 수 있어 미드필더의 중거리 슈팅이 실전에서 더 위협적인 무기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볼의 B-90도 면을 찼을 때는 항력이 가장 낮아 빠르고 멀리 날아가고, A-90도 면(패널 정면)을 때리면 항력이 가장 높아 예상보다 짧게 낙하하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볼의 방향별 높이 차이는 34㎝ 정도로 나타났다.

[홍성찬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 번째로 코너킥과 크로스도 공인구의 특성과 고지대 영향을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기 밀도가 낮아 코너킥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날아가고, 무회전 코너킥의 너클볼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만큼 인스윙 코너킥은 니어 포스트(키커에서 가까운 골대) 공격이 더 위협적이고, 측면 크로스도 고지대 보정이 필수여서 조준점을 0.4m 안쪽으로 향하거나 볼의 회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 번째로 골키퍼의 롱킥을 통해 공격 시작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제시했다.
고지대에서 골킥은 평소보다 3∼5m 더 날아가서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침투 타이밍을 평소보다 빨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짧은 패스의 강도를 10∼15% 줄여야 하고, 롱패스는 공기역학적 불안정성이 늘어 상대 수비수가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로 홍 교수는 우리 대표팀이 주의해야 수비 전술도 제시했다.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벽을 세울 때는 양쪽 끝을 강화하고, 점프 타이밍을 늦춰 벽 아래 공간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상대 코너킥과 세트피스에선 수비 타이밍을 앞당겨야 하고, 상대 롱볼 패스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트랩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만큼 수비 라인을 평소보다 약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트리온다의 4패널 구조는 이전 공인구보다 훨씬 강한 방향 의존적인 공기역학적 특성을 만들어낸다"라며 "패널이 적을수록 어느 면이 전방을 향하느냐에 따른 비거리·횡편위·높이 차이가 극단적으로 커진다. 이것이 트리온다를 예측 불가능한 너클볼과 강한 방향 민감도를 가진 공으로 만드는 핵심 원인"이라고 밝혔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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